명절 밥상… “음식 줄이고, 대화 늘리고”

설 명절에 식탐 때문에 탈나면 황금연휴를 망치기 십상이다. 평소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도 가족 친지가 모여 앉아 식사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과식하기 쉽다. 음식 때문에 아프고 늘어지면 명절 뒤에 더 힘들어진다. 자기도 모르게 과식할 것 같다면 설 연휴에 몇 가지 행동수칙을 정해놓자.

제수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다. 제대로 씹지 않고 급하게 먹으면 잘게 잘라지지 않은 음식물이 위와 소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소화기능이 안 좋으면 소화불량이나 급체로 복통을 겪을 수 있다. 또 이렇게 먹으면 짧은 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도 된다.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환자가 과식하면 고혈당도 문제지만, 배탈이나 설사로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내 수분이 늘어나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신장질환자들은 연휴 중 생길 수 있는 응급상황에 먹을 수 있도록 상비약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짜고 기름진 명절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식이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면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에 가족 친지와 겸상하면서 음식의 양보다 대화의 양을 늘리면 좋다.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덜 먹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위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평소와 비슷한 속도로 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많은 음식을 상에 올려놓지 않는 것도 식사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식후 바로 눕지 않으면 역류성 식도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과식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은 대부분 특별한 조치 없이 나아진다. 하지만 심한 복통,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탈수나 혈변이 동반되면 연휴기간에 문을 여는 병원이나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최 교수는 “산책, 청소, 집안일 등 활동을 늘려 되도록 많은 열량을 소비해야 한다”며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한다면 소화불량도 막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조언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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