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불안한 20대, 강박장애 환자 많아

설 연휴에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나홀로족’과, 고향을 등지고 취업 준비에 매달리는 젊은 인구가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젊은 20대에서 몸과 마음의 여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강박장애로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2014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박장애 환자는 해마다 평균 3.1%씩 늘어 2014년에 2만3174명을 기록했다. 남성환자가 여성보다 1.4배 정도 더 많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이 3.4%로 남성의 2.9%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강박장애는 전형적으로 남녀 모두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했고, 남녀간 격차는 10~20대에 1.5~1.7배로 가장 컸다. 2014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남성은 20대 106.2명, 30대 69.9명, 10대 61.2명의 순이었고, 여성은 20대 64.1명, 30대 53.3명, 40대 41.1명의 순으로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는 “강박장애는 흔히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다가 일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20대 환자에 많은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다. 원하지 않는 생각이 반복되는 강박적 사고와 이를 중화하기 위해 하는 강박적 행동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강박적 행동에는 확인하기, 숫자세기, 손 씻기, 대칭 맞추기 등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줄 뿐 결과적으로 불안만 가중시킨다.

이 교수는 “예컨대 3이라는 숫자를 생각하게 되면 재수가 없으니까 종이를 3개 찢어버려야 하는 행동을 한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비합리적인 것을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고 심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 받는다”고 말했다.

강박장애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대표적 약물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는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약물치료는 보통 4~6주에 효과가 나타나고, 길면 8~16주에도 나타난다. 같은 계열에 다양한 약물이 있고, 개인에 따라 약물 반응과 부작용에 차이가 있다.

이 교수는 “강박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완벽하고 강압적인 분위기보다 편안하고 화합하는 분위기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성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지적하기 보다는 스스로 고쳐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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