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까지 나온 먹는 피임약… 내게 맞는 건?

 

각종 피임법의 발달로 이제 임신과 성관계는 ‘따로국밥’이다. 먹는 피임약을 복용한 커플이 그렇지 않은 커플보다 3배나 더 성관계를 즐겼다는 해외 연구도 있다. 국내에서도 만혼이 흔해지고, 경제적 여건과 사회활동 등으로 임신시기를 조절하는 커플이 늘면서 먹는 피임약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자녀 계획이 없는 부부에게 먹는 피임약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가장 보편화된 콘돔을 쓰면 피임성공률이 75%지만,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면 피임성공률은 97%에 이른다. 먹는 피임약은 출시 시기와 효능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개발됐는데, 세대마다 특징이 도드라진다. 개인 상태에 맞는 피임약을 먹으면 부가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초창기에 출시된 1세대 먹는 피임약은 에스트로겐 유도체인 에티닐에스트라디올 함량이 50mg으로 너무 높아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함량이 높으면 피임성공률이 높아지지만, 반대급부 역시 큰 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피임약에 에스트로겐 성분이 많으면 자궁내막증과 유방암, 프로게스테론이 많으면 부종과 월경전증후군(PMS)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먹는 피임약은 비교적 안전하나, 합성호르몬 성분이 혈전을 만들어 색전증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임상적으로는 합성 프로게스테론인 레보노게스트렐 계열의 2세대 먹는 피임약의 심뇌혈관 질환 발현율이 다른 약제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부회장은 “2세대인 레보노게스트렐 계열은 심장질환이 우려되는 여성에게 권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레보노게스트렐 계열의 2세대 피임약으로는 ‘미니보라’, ‘쎄스콘’, ‘트리퀼라정’, ‘에이리스정’ 등이 출시됐다.

3세대 먹는 피임약은 여드름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세대 약물에 비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활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드름 치료만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기철 부회장은 “모든 피임약이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며 “피임을 원하는 여드름 환자에 한해서 3세대 약물을 권장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3세대 피임약은 황체호르몬인 데소게스트렐 성분 계열로 ‘머시론’, ‘멜리안’, ‘마이보라’, ‘미뉴렛’ 등이 있다.

4세대 피임약은 수분정체를 일으키지 않고, 이뇨작용을 돕기 때문에 잘 붓는 여성이 복용하면 좋다. 단, 2~3세대보다 혈전생성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혈전 위험이 큰 흡연 여성은 복용하면 안 된다. ‘야스민정’, ‘야즈정’(드로스피레논 성분), ‘클래라’(디에노게스트 성분), ‘에리자정’, ‘다이안느35정’ (메게스트롤아세타이트 성분)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세대별, 성분별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함량이 조금씩 다르다”며 “피임약으로 부가적 혜택을 받으려면 전문가 상담이 권고된다”고 말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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