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유발 ‘유전자 변이’ 국내서 세계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자가면역 질환인 이른바 ‘루푸스’를 유발하는 10개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고 증상도 다양한 루푸스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교수팀은 “한국·중국·일본 루푸스 환자 그룹과 정상인 등 모두 1만7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면역 유전자의 유전 변이를 비교 분석해 이미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서 질병연관성을 재확인했다”면서 26일 이 같이 밝혔다.

특히 10개의 새로운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규명한 것은 루푸스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개 유전자는 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 등이다.

루푸스(전신 홍반성 낭창)는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루푸스라는 말은 ‘늑대’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얼굴 피부가 마치 늑대에게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병명이다.

배상철 교수팀은 10개 유전자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물 56개도 새롭게 발견했다. 이는 기존 루푸스 치료약제를 포함한 다른 질환 치료약제들이다. 즉,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포함한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라면서 “앞으로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유전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 최신호에 발표됐다.[사진 =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교수]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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