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꼭 드십니까? 부자와 빈자의 차이

경제적 풍요와 수명에 대한 얘기가 곧잘 대화 주제로 오르내린다. 부자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이다. 돈이 많으니 건강검진을 제 때 받고 헬스클럽도 다니니 당연하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부유층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 귀찮더라도 새벽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도 절제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외국의 연구결과를 자주 인용하지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소득 수준 상위 25% 계층은 30% 정도가 비만인 반면, 하위 25% 계층은 34%를 기록했다. 뚱뚱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에 더 많은 것이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사람들이 더 뚱뚱하고, 부촌의 여성들은 날씬하다는 세간의 얘기가 국내에서도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부촌의 여성들은 적절한 음식과 운동을 통해 몸매 가꾸기에 공을 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과 장수는 가까이 사는 이웃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난한 이웃이 많은 지역에서 살면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연구팀의 논문이다. 빈곤한 이웃과 사는 사람들은 영양과 생활습관에 상관없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0년 내에 사망할 위험이 22% 높았다. 빈민층 거주 지역에는 뚱뚱한 사람이 많았고 건강 하지 못한 식사를 하는 경향이 높았다. 흡연이나 운동, 영양, 의료서비스 등 다른 요소를 감안해도 이웃 사람들의 영향이 상당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국내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9일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중산층 1128명과 고소득층 232명을 표본조사한 ‘중산층 vs 고소득층, 삶의 차이 분석’ 이 그 것이다. 2014년 국내 4인 가족의 중위소득(월 375만원)을 기준으로 이보다 50%(187만원) 미만을 벌면 빈곤층, 150%(563만원) 이상을 벌면 고소득층, 그 중간을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고소득층의 59.5%는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식사를 하지만 중산층은 49.4%에 불과했다. 고소득층은 영양을 생각해 점심값으로 평균 7032원을 사용한 반면 중산층은 618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간 운동 횟수는 고소득층 1.8회, 중산층 1.2회였다.

희망 수명도 차이가 났다. 중산층은 평균 82.7세까지 살기를 바랐지만 고소득층은 84.6세로 장수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결국 부자들은 다른 계층보다 식사도 더 챙겨 먹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한다는 세간의 시각이 이 보고서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늘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오래 살고 싶은 희망을 키우며 생활습관을 절제하니 건강수명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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