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한 두통… 강추위 속 뇌가 보내는 위험 신호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심장병,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경보가 켜졌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압 상승과 혈관 수축을 유발해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특히 오전과 오후 기온 차가 커지면 뇌혈관이 더욱 좁아진다. 이맘때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가운데 심·뇌혈관 질환 환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새벽 시간대 바깥출입을 조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단독주택에 사는 중노년층이 이른 아침 배달된 신문을 줍기 위해 대문을 열다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따뜻한 방안에 있다 갑자기 추운 마당에 나서면서 혈관 수축을 유발한 것이다.

바쁜 직장인 가운데 최근 뇌졸중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흡연과 과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이 원인이다. 최근 잇단 송년 모임에다 야근까지 하다보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평소 혈압이 높거나 비만인 사람은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 몸은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위험신호를 보낸다. 멍한 두통과 어지럼증 등이 대표적이다. 고개를 위로 들 때 어지럽고 한쪽 팔·다리가 약하게 저리면서 감각이 둔해진다. 말을 할 때 새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자판을 누르는 것이 어색해 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잠깐 또는 24시간 이내에 없어지는 경우를 일과성 뇌허혈발작이라고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장경술 교수(신경외과)는 “뇌가 보내는 위험신호를 간과하고 두통약을 먹으며 방치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을 겪은 사람 중 5%는 한 달 내에, 3분의 1은 3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했다.

심·뇌혈관 질환 중 환자가 비교적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는 골든타임(golden time)은 심근경색이 2시간, 뇌졸중은 3시간 이내이다. 주변 혈관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받으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심·뇌혈관 질환은 병원에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까운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흡연은 뇌졸중 발생률을 2-3배 높인다.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산소의 양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금연을 1년 하면 뇌졸중 위험도는 50% 감소하고 5년이면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 술은 하루 한두 잔 이내로 절제한다. 짠 음식도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해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도 혈관 건강의 적이다. 평소 복식호흡과 명상 등으로 마음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하고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심근경색, 뇌졸중 증상을 알아두고 가까운 병원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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