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으면 어지럽고 눈앞에 검은 점이…. 왜?

 

느닷없이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놀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면 현기증이 나고 어질어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눈앞에 검은 점이 둥둥 떠 있는 걸 볼 때도 있다. 이럴 땐 잠깐 앉아 어지럼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면 시야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찰나의 순간 느끼는 어지러움은 건강에 무해할 것 같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선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표시일 수도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조기사망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 되기도 한다.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누구나 일시적인 어지럼증을 느낀다. 대부분은 심각하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현기증이 가만히 서있는 순간에도 간혹 찾아온다면 이때는 건강을 염려해야 하는 단계일 수도 있다.

하버드의과대학 신경학과 크리스토퍼 기번스 교수에 따르면 ‘지연 기립성 저혈압(DOH)’이 있는 사람은 3분 이상 서있게 되면 급격히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눈앞에 검은 점이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진다.

기번스 교수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처음 서있을 땐 괜찮아도 서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진다. 이럴 땐 자리에 앉으면 다시 상태가 완화된다”며 “가령 표를 구매하려고 줄을 서 있다가 졸도하는 사람이라면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번스 교수팀은 기립성 저혈압과 DOH가 있는 사람 165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건강상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추적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시점,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의 64%가 사망했고, DOH가 있는 사람 중엔 29%가 목숨을 잃었다.

연구팀은 어지럼증이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이처럼 조기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의 초기증상이기 때문일 것으로 보았다.

물론 서있을 때 현기증이 나고 검은 점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신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특정 약물의 부작용으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탈수증, 노화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플로리다 메이요클리닉 청각학과 데이비드 자팔라 박사는 “재빨리 일어서는 순간 느끼는 가벼운 어지럼증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검은 점이 생각보다 자주 보인다거나 심장질환, 당뇨, 과체중과 같은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무엇보다 흡연, 음주를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건강한 생활패턴을 지키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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