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시선들…. 나도 나를 어쩔 수 없는 틱장애

 

전 세계 1%의 인구에게서 나타난다는 ‘투렛 증후군’은 특정한 동작이나 음성의 되풀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틱 장애라고도 한다.

신경질환의 일종인 이 증후군은 크게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틱과 소리를 반복해내는 음성틱으로 나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본의 아니게 튀어나오는 이 같은 틱 증상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이 투렛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132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연구를 진행한 논문 10편을 살폈다. 투렛 증후군 환자의 가족과 건강전문가 124명도 이 인터뷰 연구논문에 포함돼 있다.

영국, 스페인,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진행된 이 연구논문들을 메타분석해보면 틱 환자들의 전반적인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은 대체로 자신의 상태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투렛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며 “틱 증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틱 환자들에게 그들의 지인이나 사회 전반이 그들의 증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욕을 반복적으로 하는 틱 증상을 가진 한 10대 청소년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른 환자 역시 자신의 틱 증상을 무례하거나 불쾌한 행동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충분히 통제 가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버린다는 것이다.

한 성인 인터뷰 대상자는 주변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에 대해 “이것도 제어 못한다면 이 세상 모든 단어들이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냐”며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돌발적으로 말이 나왔다는 건 변명”이라고 비난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 질문내용으로는 학교나 직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청소년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며 “주변에서 친구들이 나를 비웃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학교 선생님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투렛 증후군을 반항기나 부주의한 행동으로 판단하는 선생님들도 적지 않았다.

투렛 증후군 환자들은 의료전문가들에 대해선 부정적인 관점을 보였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의료인들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치료법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약물치료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틱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대신 피로와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고 답했다.

가족과 갈등이 생긴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들의 증상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길 바랐지만, 부모들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강압적으로 멈추게 하려는 무력을 가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켰다.

일부 아이들은 틱 증상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습관을 형성하기도 했다. 가령 눈을 자꾸 깜빡이는 틱 증상을 감추기 위해 눈을 비비는 행동을 하는 식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틱 환자들이 일상에서 상당히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환자들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면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틱 증상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 17세 소년은 “이 증상이 없는 나는 나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틱 증상을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가장 최근 논문에 따르면 틱 환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괴롭히거나 왕따를 시키는 비율은 줄고 있다. 환자들 역시 그들의 증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투렛 환자들이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선 환자와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부분이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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