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가 재앙” 홀몸 노인 4명중 1명 ‘4중고’

 

장수는 미덕이다. 하지만 병들고, 외롭고, 가난하고, 일상의 문제를 처리하기 힘든 4중고가 동반되면 재앙이 될 수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홀몸노인의 수도 크게 증가하면서 실제 홀몸노인 4명 중 1명은 4중고(苦)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인적 노후준비는 물론, 공적 개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달 초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평균 기대수명은 82.4년이다. 남자는 79년, 여자는 85.5년에 이른다. 급격한 고령화와 평균수명의 남녀차,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홀몸노인의 수 역시 증가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77만명이던 홀몸노인은 올해 137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인 가구의 27%가 노인이다.

노인이 혼자 사는 이유는 다양하다. 개인생활을 유지하려고, 살고 있는 곳을 떠나기 싫어서, 결혼한 자녀의 출가로, 자녀가 별거를 원해서, 자녀가 타지에 있어서 등 자발적 선택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난 2012년 보사연이 진행한 1인 가구 실태와 인식조사를 보면 자녀가 있고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이 혼자 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건강하다면 홀로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홀몸노인은 생활하는 데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보사연이 공동으로 진행한 노인실태조사에서는 홀몸노인의 37.2%가 아플 때 간호할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이 24.4%, 경제적 불안감이 21.6%, 일상생활 문제처리가 10.1%의 순이었다.

경제적으로 홀몸노인의 절반가량은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으로 살고 있다. 건강도 좋지 않다. 결식률이 24%에 이르며, 2명 중 1명꼴로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홀몸노인 5명 중 1명은 기능상태의 제한을 겪고 있다. 대체로 자녀와의 유대도 매우 낮아 소외돼 있고, 10명 중 6명은 사회참여가 활발하지 않다. 보사연 인구정책연구실 정경희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와 건강, 소외, 무위 등 4종류의 문제에서 분류해보면 4중고를 겪는 홀몸노인이 26.3%, 3중고를 경험하는 홀몸노인은 33.6%나 된다”고 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고령화와 홀몸노인의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해 노후준비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중 연금에 주택연금 등을 활용하는 식으로 조밀하게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인의 필요로 운영하는 개인연금은 최근 상품 종류도 매우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KDB생명 다이렉트영업팀 박장배 팀장은 “최근 연금보험은 연복리 1.5~2.5%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가입하는 다이렉트보험의 경우 수수료 부담을 줄여 1년 만에 중도해지해도 환급률이 원금에 가까울 만큼 높다”며 “종신, 확정, 상속 등으로 연금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해 비과세 혜택을 받거나, 절세와 연금을 동시에 준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노후준비뿐 아니라 홀몸노인의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홀몸노인의 다양성과 재정적 부담을 고려해볼 때 공적개입의 우선순위와 서비스 내용을 분명히 하고, NGO, 기업, 가족 등 다양한 주체가 적절하게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사연 정경희 선임연구위원은 “4중고를 모두 겪고 있는 홀몸노인은 노후생활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므로 공적개입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서비스 내용도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경험하므로 주거비, 보건의료비 지원 등을 통한 실질적 생활안정과 결식노인을 위한 식생활프로그램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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