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테러리스트 누가 가장 먼저 알아챌까?

전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이와 연관된 내용을 다룬 논문 한 편이 발표됐다. 향후 테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들이 과격파가 되기 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그들의 친구라는 연구결과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로웰캠퍼스 연구팀은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에 거주하는 법률전문가, 무슬림 지역사회 대표, 다양한 종교를 가진 일반인 등 15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주변에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을 때 이를 가장 빨리 눈치 채고 걱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지 물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거주하는 두 지역은 비교적 폭력적인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공식 프로그램과 지역경찰, 사회복지사업, 종교단체, 심리 상담서비스 등이 조직적으로 잘 연계돼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대상자들은 그 어떤 단체보다 친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이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극단주의자들도 교회나 절을 비롯해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활동할 때는 상냥하고 친절한 면모를 보인다. 가족들에게도 좋은 행동을 보이는 편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그들의 극단주의 성향을 눈치 채기 어렵다.

인터뷰 대상자들에 따르면 그들의 위험한 성향을 가장 면밀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들의 친구다. 문제는 이들이 사회적 안전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의 테러에 대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미국 대도시조차 이처럼 개인과 사회장치 사이의 연결성이 약하다는 의미다. 주된 원인은 이들이 경찰을 비롯한 안전네트워크에 과격한 친구의 성향을 발설하길 꺼린다는 점이다. 친구와 가족을 위기에 몰아넣을 가능성,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불이익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친구와 자신의 관계가 깨질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극단주의의 길로 빠지는 친구를 신고하길 두려워했다. 또 친구의 극단주의를 명백하게 눈치 챈 사람일수록 그 상황에 개입하길 망설이는 경향을 보였다. 안전네트워크에 보고하지 않는 편이 본인의 안위를 돌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테러 예방을 위한 질적 입문연구로 보고, 앞으로 위험한 친구를 둔 사람들이 안심하고 보고할 수 있도록 그들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방법을 강구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내용은 ‘테러리즘의 행동과학과 정치적 억압(Behavioural Sciences of Terrorism and Political Aggression)’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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