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시설 우후죽순… 서비스는 ‘뒷전’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후 민간사업자의 참여로 장기요양시설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급여시설간, 지역간 시설 분포가 불균형해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 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로 우후죽순 설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재가장기요양기관은 9961개에서 20747개로 2배 이상, 노인요양시설 등 입소생활시설은 1700개에서 4871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기요양기관은 시설급여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소생활시설과 재가급여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장기요양기관으로 크게 구분된다. 입소생활시설은 입소자 규모에 따라 10인 이상인 노인요양시설, 5~9인 이하인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재가장기요양기관은 급여 내용에 따라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및 복지용구서비스기관으로 나뉜다.

급여청구기관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시설급여서비스기관과 단기보호서비스기관은 100%를 넘어선 반면, 방문목욕과 방문간호서비스기관은 60%대로 나타나 서비스필요량보다 과다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가급여서비스기관의 경우 방문요양이 43%, 방문목욕이 3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입소생활시설의 경우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9인 규모 시설이 전체의 84%, 노인요양시설은 49인 이하 규모 시설이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공동생활가정은 대부분 개인영리시설인 반면, 노인요양시설은 법인과 개인시설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설설치를 위한 초기투자비가 적게 들고, 적은 관리인원만으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재가장기요양기관의 경우 개인영리시설 비중이 70~80%대로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우덕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입소생활시설의 규모가 소규모화돼 있고, 이로 인한 시설환경의 협소함, 직종별 종사자 부족 등을 고려해 볼 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인정자 대비 감소세 뚜렷= 장기요양인정자수와 비교해 장기요양기관의 추이를 살펴보면 노인요양시설이나 방문요양, 방문목욕서비스 기관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인정자수 1천명당 침상수가 2012년 341.8개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꾸준히 늘어나던 공동생활가정 역시 지난해 감소했다. 재가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서비스기관은 201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선우덕 연구위원은 “각 장기요양기관의 규모가 거의 변함 없는 가운데 기관수가 축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과다 설치돼 있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며 “향후 베이비붐세대의 고령화 등으로 절대적인 장기요양인정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심적인 장기요양기관의 축소현상에 대한 원인분석이 요구된다”고 했다.

지역별 시설 불균형 여전=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충원율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시도별 충원을 보면 세종, 울산, 부산, 경북, 대전, 전북 등은 충원율이 80%에도 못 미쳐 지역수요를 감안하지 못해 시설이 상대적으로 과다 설치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평균 충원율은 83.4%였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입소생활시설의 경우 장기요양인정자수 1백명당 침상수는 제주가 53.8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나 부산은 20~26개로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재가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 상대적으로 많아 농촌지역의 재가급여서비스 접근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 서비스 위한 정책 과제= 국내 장기요양기관은 소규모 시설일수록 설치기준이 완화돼 적은 투자비용으로 손쉽게 설치할 수 있고, 신고만 하면 전국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장기요양시장에 진입하면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제적인 퇴출이 이뤄지지 않고, 장기요양제공계획, 시설평가방식 등이 제도적으로 미흡해 시설운영이 용이한 면도 있다.

선우덕 연구위원은 “지역별 장기요양수요를 감안한 시설 확보와 시설지정기준의 강화, 재지정 요건 마련이 필요하다”며 “장기요양기관의 적정모형을 재설정해 무분별한 설치를 통제하고, 질 평가방식 개선과 이를 독립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상시적인 질 평가기구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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