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도기와 터닝포인트는 언제였을까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오면 돌아오는 새해에는 삶이 좀 더 획기적으로 변하길 희망하게 된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터닝 포인트’라고 칭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과도기’라고 부를 것이다. 인생변화와 관련한 이 두 가지 용어는 서로 비슷한 의미처럼 보이지만,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 둘이 갖고 있는 의미와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제각기 다르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시점을 생각해보자. 대학에 입학한다거나 첫 직장에 입사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주변 환경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때를 의미한다.

미국 라피엣대학교 연구팀이 30~64세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생의 ‘과도기’가 언제인지 물은 결과, 실험참가자들의 상당수가 이처럼 표면적으로 환경이 바뀌는 순간을 인생의 과도기라고 칭했다.

반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언제였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배우자를 만난 시기,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결심한 시기 등을 꼽았다. 즉 과도기가 좀 더 객관적으로 시기를 규정할 수 있다면, 터닝 포인트는 마음 속 내부적인 판단이나 감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시기로 보다 모호한 개념이라는 의미다.

또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터닝 포인트는 일정한 기간 동안 일어난 일이라기보다 일회적인 한 가지 사건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과도기는 단일사건이 아닌 일정한 기간 동안 일어난 일로 보았다.

물론 터닝 포닝트로 보이는 사건이 과도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두 가지는 여전히 구분 가능한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터닝포인트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나 갈림길에 서있는 순간 일어나는 일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이 지금까지 인생에서 일어난 사건 중 자신의 인생을 뒤바꾼 중요한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 결과, 과도기 시점보단 터닝 포인트 시점이 대부분 높은 중요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도기는 다른 의미에서 실용적인 기능을 했다. 과거의 기억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인생에서 기복이 심했던 시점이나 이례적인 사건보다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가닥을 잡아야 하는데 이때 과도기가 도움이 된다. 과도기를 떠올리면 이와 연관된 다른 기억들이 함께 떠오르는데, 이러한 기억들이 인생의 기억들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됐다. 과거의 기억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도화선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도기와 터닝 포인트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성장을 돕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러한 내용은 ‘응용인지심리학(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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