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 네편, 4살이면 가려… 우리편에 ‘충성심’

 

국가대항전이 있으면 자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심히 응원하게 된다. 본인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도 자신이 속한 그룹의 편을 들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심리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도 이처럼 자신이 속한 그룹을 지지하는 충성심을 보일까.

‘아동실험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Child Psychology)’에 실린 지난 논문에 따르면 4~5세의 어린 아이들도 게임 후 자신의 팀이 졌을 때 팀을 옮기는 아이들보다 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아이들이 신뢰할만한 좋은 친구라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5~8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여가학(Leisure Sciences)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그룹이 스포츠 경기에서 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응원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연구논문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충성심이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을 뿐,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되는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이에 최근 아동실험심리학저널에 실린 새로운 연구논문이 이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예일대학교 사회인지발달연구소 연구팀은 5세 아동 48명, 4세 아동 48명 등 총 96명의 아이들을 모집해 자신이 속한 그룹에 기꺼이 충성하는 희생정신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손가락에 끼우는 인형 4개를 소개했다. 이 인형 중 2개는 녹색 스카프, 나머지 2개는 노란색 스카프를 매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상자에서 녹색 스카프와 노란색 스카프 중 하나를 꺼내도록 했다. 가령 녹색 스카프를 꺼낸 아이는 녹색 스카프를 맨 인형 2개와 한 팀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아이와 함께 방을 나온 뒤 무언가를 찾는 척 연기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 뒤에 인형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토록 했다. 그리고 그 누가 묻더라도 인형이 어디에 있는지 말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연구팀은 스카프를 매지 않은 5번째 인형을 소개했고, 이 인형이 이 공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비밀을 털어놓으면 스티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미끼를 던졌다.

그 결과, 실험참가아동의 61%가 인형이 숨겨진 곳을 누설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보였다. 이번 연구팀이 더욱 주목한 부분은 자신이 선택한 색과 동일한 스카프를 맨 인형을 숨겨주려는 경향이 더욱 강했다는 점이다. 자신과 같은 색의 스카프를 맨 인형의 위치를 숨긴 아이들은 75%, 다른 색을 맨 인형의 위치를 숨겨준 아이들은 48%였다.

5살 아동은 물론 4살 아이들도 자신과 동일한 그룹에 속한 인형에게 충성심을 보였다. 기존 인터뷰 연구를 통해 아이들이 그룹에 대한 충성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견됐던 부분이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유치원과 같은 현실세계에서는 아이들의 충성도가 더욱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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