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드링크는 흥분제? 호르몬-혈압 껑충

 

젊고 건강한 사람도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스트레스 호르몬과 혈압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너지드링크 355㎖ 한 캔을 마시면 ‘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 불리는 부신수질 호르몬의 혈액 내 수치가 74% 증가한다는 게 미국 메이오클리닉 심장병학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가짜 에너지드링크를 마실 때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가짜 에너지드링크는 에너지드링크와 같은 양의 설탕이 들어있고, 칼로리도 비슷하지만 천연 흥분제가 들어있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진짜 에너지드링크에는 카페인, 타우린, 구아라나, 인삼, 큰엉겅퀴 추출물과 같은 흥분제가 들어있다.

이번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에너지드링크를 마신 뒤 혈압 역시 현저하게 증가하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고혈압이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결과는 더욱 안 좋았을 것”이라며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약물남용과 정신건강서비스 관리국에 따르면 에너지드링크는 일반 커피 한 컵의 5배에 달하는 카페인이 들어있다.

이미 선행연구에서 에너지드링크가 혈압을 급격히 높인다는 점을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연구팀은 이처럼 급등하는 혈압이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이끄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26~31세 사이 건강한 성인 25명이 이번 실험에 참가했고, 이들은 2번에 걸쳐 한 번은 에너지드링크, 또 한 번은 가짜 에너지드링크 355㎖짜리 캔을 마셨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음료수를 마시기 전과 마신 뒤 30분이 지난 다음 각각 혈압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측정했다.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투쟁 혹은 도피 반응’으로 노르에피네프린을 분출한다. 이 호르몬은 혈압을 높이는 작용도 한다.

실험 결과, 가짜 에너지드링크보다 진짜 에너지드링크를 마셨을 때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가 2배 정도 높았다. 혈압 역시 급격히 상승했다.

소규모 연구인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에너지드링크가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적어도 심장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에너지드링크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미팅에서 발표됐고,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릴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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