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고도비만 수술, 당뇨 환자엔 ‘복음’?

 

신장 기능에 문제를 동반한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수술을 받으면 신장 기능이 향상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최근 고도비만 분야 권위지인 미국대사비만수술학회지(SOARD, Surgery for Obesity Related Disease)에 발표됐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김용진 교수팀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고도비만으로 수술을 받은 136명의 수술 전후 신장기능 평가수치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알부민뇨는 수술 전 27.0±47.2mg/g에서 9.0±8.6 mg/g으로, 단백뇨는 수술 전 90.7±101.2 mg/g에서 64.6±34.8 mg/g로 감소했다. 신사구체 여과율은 수술 전 117.8±14.9 mL/min에서 119.6±15.3 mL/min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비만도가 높으면서 당뇨를 동반한 환자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신장 기능 문제를 보인 환자 6명은 모두 호전된 양상을 보였다. 김 교수팀의 연구는 고도비만 수술로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 개선과 신장 기능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교수는 “그 동안 고도비만수술의 신장 기능 향상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대부분 환자수가 적고 평가기준이 달라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연구는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신뢰할만한 기준 내에서 신장 기능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신장 기능 문제를 동반한 고도비만 환자라면 비만수술이 만성 신부전을 예방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18년 건강보험에 포함될 예정인 고도비만수술은 체형성형을 위한 지방흡입술 등 미용목적의 수술로 잘못 알려져 있어 인식 개선이 시급한 과제이다. 지난해 가수 신해철의 의료사고 사망 이후 의료현장에서 고도비만 수술 건수는 95%나 급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일반적인 체중 감량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비만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며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된 2003년 이후 고도비만 수술의 사망 위험은 0.08%로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홍보위원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비만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비만이라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환경적, 경제적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이들이 수면 위로 걸어 나올 수 있는 의료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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