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은 포장지가 좌우? 치장 따라 착각

남성스러움을 한껏 과시한 마초 느낌의 포장지나 여성스러움을 테마로 예쁘게 치장한 포장지가 음식에 대한 기호와 구매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맛까지 더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경영학과 루크 주 교수팀이 최근 ‘사회심리학저널’에 이와 같은 논문을 발표했다. 사회적 성인 ‘젠더’와 ‘음식’ 사이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선입견이 있다는 설명이다. 남성스러움이나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포장지와 음식 선호도 사이의 연관성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성격 및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앞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별에 따른 음식 선호도에는 차이가 있다. 남성은 육류처럼 무거운 음식을 좋아하는 반면, 여성은 채소와 과일처럼 산뜻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팀에 따르면 이처럼 음식 선호도에 걸맞은 포장을 하면 구매력을 높아질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맛까지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내용물의 질과 상관없이 젠더와 연관된 이미지가 음식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한 지역축제에 참여한 남성 58명과 여성 82명 등 총 140명을 대상으로 블루베리 머핀의 맛을 테스트하도록 했다. 실험참가자들은 모두 동일한 맛의 머핀을 제공받았지만 머핀을 감싼 포장지에 차이가 있었다.

우선 ‘메가 머핀’이라는 상품명과 함께 남성이 축구하는 그림이나 여성이 발레 하는 그림이 담긴 포장지에 담긴 머핀을 제공했다. 그러자 남성과 여성 모두 축구하는 남성이 그려진 머핀을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머핀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머핀의 맛은 똑같았지만 ‘메가’라는 단어가 남성성과 잘 어울린다는 선입견 때문에 발레보다는 축구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에 담긴 머핀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반면 ‘헬시 머핀’이라는 이름과 함께 동일한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에 담긴 머핀을 제공하자 이번에는 여성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에 쌓인 머핀을 맛있다고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품명과 포장지 그림이 젠더 연관성을 보일 때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인 이름을 붙였을 땐 오히려 선호도가 떨어졌다. 가령 축구하는 남성이 그려진 포장에 ‘상남자 머핀(The Muffin For Real Men)’과 같은 상품명을 붙이자 메가 머핀보다 선호도가 떨어졌다.

젠더 고정관념과 음식 선호도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추가 실험을 진행했을 때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가령 ‘사냥’처럼 남성다움을 상징하는 단어가 적혀있을 땐 ‘구운 닭’보다 ‘튀긴 닭’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칼로리가 높고 무거운 음식이 남성스러움과 연관이 있다는 편견이 형성된 것이다. 연구팀은 포장지로 음식에 대한 편견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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