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35세가 어때서… 안전 임신 요령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부가 만 35세 이상이면 고령 임신으로 정의한다. 고령 임신은 유산, 임신 합병증, 선천성 기형, 신생아 사망, 제왕절개수술, 산후 우울증이 생길 위험성이 커진다. 우리나라도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첫째아 출산시 산모의 평균연령은 30.97세로 나타났다.

최근 고령 임신의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만 35세 이상이라도 평소 건강관리와 산전 관리에 신경 쓴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안전하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의 생식력은 30대 초반부터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만 35세 이후는 자연유산,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임신초기 유산율이 늘어난다. 또한 조산과 미숙아 출산 가능성도 높아진다.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병이 더 많이 생긴다. 임신은 여성의 신체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합병증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신부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이 나타날 위험성이 증가한다. 대표적 염색체 이상인 다운 증후군의 경우 만 30세 임신부의 발생 빈도는 약 900명 중 한명꼴이지만 만 35세에서는 약 400명 중 한 명, 만 40세에서는 약 100명 중 한 명꼴로 크게 늘어난다.

여성 뿐 아니라 남편의 나이도 감안해야 한다. 남성의 생식세포가 노화하면 태아의 손발 결함과 신경관 결함, 다운 증후군, 염색체 우성 돌연변이 등이 발생할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 전문의 박문일 박사(전 한양대 의대 학장, 동탄제일병원 원장)는 “고령의 아빠가 생성한 정자는 돌연변이가 많고 DNA 코드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임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 계획이다. 임신 전부터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하면 자연 임신과 자연 분만에 성공할 수 있다. 박문일 원장은 “고령임신이라도 건강한 생활습관과 철저한 산전관리을 하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 임신부는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 체중이던 여성은 임신하면 11.5~16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3개월 전부터 기형아 예방을 위해 엽산을 복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신 전에 특히 고혈압과 당뇨가 있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산전 검사를 철저하게 받아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장 여성이라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히 쉬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금연, 금주나 불필요한 약물을 조심하는 것도 필수다.

나이든 여성이라면 임신에 대해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이가 있는 여성은 어린 여성에 비해 경제적 수준이 높고 식생활이나 운동 등을 통해 자기 관리를 잘해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남편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어 출산, 양육 등에 더 많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을 게획하는 단계부터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고 관리한다면 고령 임신은 결코 두려운 일이 아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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