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 살에 묻으면 내분비 교란물질 폭증

 

네일아트는 여성들이 기분전환용으로 즐기는 취미 중 하나다. 형형색색의 매니큐어를 칠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니큐어를 바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손톱 주변 살이나 큐티클층에 매니큐어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 듀크대학교와 미국 환경연구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매니큐어에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추정되는 물질이 들어있다. 이 물질은 네일아트를 즐겨하는 여성들의 체내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규모 실험이지만 나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매니큐어를 바르도록 한 뒤 2~6시간이 지난 다음 그들의 소변을 검사했다. 그 결과, 26명 중 24명의 소변에서 ‘디페닐포스페이트(DPHP)’라고 불리는 트리페닐 인산의 수치가 올라간 것을 발견했다.

또 10~14시간이 지난 뒤에는 실험참가자 전원의 소변에서 DPHP의 수치가 7배가량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TPHP의 체내 흡수량이 늘면서 DPHP로 대사 전환된 양이 많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TPHP는 합성수지나 합성고무 등이 유연해지도록 만드는 가소제로, 연소를 저지하는 방화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환경연구단체가 제공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3000개의 손톱을 조사했다. 그리고 1500개 이상의 매니큐어 제품 성분표시에 적혀있는 TPHP를 발견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체내에 TPHP를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지만, 매니큐어를 바른 여성들에게서는 그 수치가 현저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매니큐어를 빈번하게 사용하면 높은 수치의 TPHP에 만성적으로 노출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의 더욱 흥미로운 점은 색깔이 있는 매니큐어보다 투명 매니큐어에 더 많은 TPHP가 들어있다는 점이다. 베이스 혹은 마무리 단계에서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는 여성이라면 TPHP 노출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단 손톱을 통해서는 분자들이 침투하기 어렵다. TPHP는 큐티클이나 손톱 주변의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손톱을 깨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을 통해 들어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니큐어를 절대 칠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손톱 주변 살이나 큐티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을 깨물지 않는 것 역시 환경오염물질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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