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전에 먹으면 정말 살이 더 찔까?

 

늦은 밤 먹는 야식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얘기는 귀가 닳도록 반복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진짜 이른 시간 먹는 음식과 늦은 시간 먹는 음식을 다르게 취급할까.

사실상 연구자들마다도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연구논문 8편을 살펴보면 이 중 4편은 가급적 이른 시간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3편은 오히려 늦은 시간 먹는 편이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는 견해를 밝힌다. 또 나머지 한 편은 시간대를 중요하지 않게 본다.

최근 영양학 전문가 앨런 아라곤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먹어도 상관없다는 의견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전에 먹든 오후에 먹든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은 어차피 동일하다는 이유다.

칼로리 섭취량이 시간대와 무관하듯 칼로리 소모량 역시 시간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른 아침 조깅을 하든 늦은 저녁 개를 데리고 산책하든 시간대보다는 활동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사람은 휴식을 취할 때는 물론, 혈액순환, 호흡, 체온유지처럼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생명 유지를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시간대와 별도로 그때그때 일어나는 상황에 맞춰 칼로리가 소비되거나 저장된다는 설명이다. 즉 궁극적으로 체중을 조절한다는 의미는 지방을 저장하고 지방을 연소시키는 과정 사이의 균형이다.

하루 종일 2000칼로리의 에너지를 소비했는데, 그날 섭취한 칼로리가 1800칼로리라면 살은 빠진다. 반대로 2300칼로리를 섭취했다면 300칼로리 이상 소모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활동을 해야 체중 유지가 가능하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하루 세 끼를 배분해먹든 한 끼에 식사를 몰아먹든 체중조절을 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최종적으로 마이너스 혹은 플러스된 칼로리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러한 원리는 이론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하지만 사람은 식욕이 있다는 함정이 있다. 식탐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시간대에 관계없이 먹어도 살찔 우려가 별로 없다.

하지만 식탐이 강한 사람이라면 아침 식사를 하는 편이 유리하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침을 굶으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폭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다. 즉 아침식사를 할지의 여부는 평소 자신의 생활패턴,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해 택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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