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재발 막는 BCG, 면역반응에 효과 반감

우리 몸속 특정 면역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면 방광암의 재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술 후에도 완치하기 힘들고 재발이 잦은 방광암 환자에게는 결핵 예방 백신인 BCG를 방광에 주입하는 치료법이 사용되는데, 체내 특정 면역물질이 오히려 BCG 백신의 약물 수용을 거부해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진욱.장인호 교수팀은 최근 연구 논문을 내고, 우리 몸의 자연 면역 물질 중 하나인 ‘HBD(Human Beta Defensin)’가 방광암 치료와 예방 효과를 높이는 BCG 백신의 방어기제로 작용해 방광암의 치료와 예방효과를 떨어뜨리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성에게 흔히 발병하는 방광암의 대부분은 종양세포가 근육까지 침투하지 않는 ‘비근침윤성 방광암’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종양세포가 근육까지 침투한 환자보다 예후가 좋지만, 한 번의 수술로 잘 완치되지 않으며, 방광암 재발률이 무려 7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 때문에 재발률을 2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BCG 백신을 방광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이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실험을 통해 방광암 세포에 BCG 백신을 노출한 결과, HBD 중 HBD-2가 결핵균에 반응해 방광암 세포의 BCG 수용 비율을 40.97%에서 27.97%까지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HBD-2에 대한 항체로 HBD-2의 자연 면역 효과를 막으면 BCG 수용 비율이 오히려 56.7%로 증가해 방광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BCG에 대해 HBD-3가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안정적인 방광암 세포 내 수용 과정을 막는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 실험에서 HBD-3는 방광암 세포의 BCG 수용 비율을 27.31%에서 12.12%로 떨어뜨렸고, 다시 HBD-3를 항체로 막으면 이 비율이 49.57%로 상승했다.

인체의 자연 면역 반응 중 가장 먼저 작용하는 HBD는 상시적으로 다양한 조직에서 발현되는 HBD-1과 염증 반응에 따라 방어적으로 발현되는 HBD-2, HBD-3, HBD-4로 나뉜다. 연구팀은 “HBD-2는 소변과 같은 고장성 용액에서 효과가 저하되는데 비해 HBD-3는 용액의 염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작용하므로 실제 방광 내 환경에서는 HBD-3가 BCG의 수용을 저해하는 더 유의한 인자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또 “면역 기전을 제어함으로써 향후 BCG 수용이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법이나, BCG가 방광암 재발을 낮추게 하는 기전 등 방광암 재발을 낮출 수 있는 연구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으로 김 교수는 지난 8월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학술대상을 수상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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