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는 필요 없는데… 척추 수술 80%나 늘어

 

살면서 허리 한 번 안 아파 본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요통은 흔하다. 미국에서는 평생 한 번이라도 요통을 겪어본 성인인구가 9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오는 16일은 WHO가 정한 ‘세계 척추의 날’이다. 요통은 원인은 척추에 있다. 갈수록 척추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수술도 증가세다. 척추질환은 무조건 수술만이 능사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허리디스크 환자는 해마다 5% 이상 증가해 지난해 196만을 넘어섰다. 이 기간 총진료비는 20% 이상 늘어 6천억원에 육박한다. 자생한방병원 박종훈 의무원장은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 디스크 환자와 잘못된 자세습관을 가진 30~40대 환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허리디스크 환자가 늘면서 수술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수술을 본격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9만여명이던 것이 2013년에 16만명을 훌쩍 넘어서 8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렇게 척추수술 환자는 늘었지만 환자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대한통증학회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척추수술 환자 만족도 조사를 보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 환자의 23%에 그쳤고, 75%는 재수술할 뜻이 없다고 답했다.

대한통증학회는 척추 디스크의 70~80%는 적절한 약물과 시술만으로 자연 치료가 된다고 밝혔다. 통증이 심하면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한방에서 디스크 치료에 쓰이는 추나요법도 오는 2018년 건강보험 급여화를 앞두고 정부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방치해서도 안 된다. 척추전문 나누리서울병원 임재현 원장은 “몇 달간 보존적 치료를 받고도 호전이 없거나, 하지 방사통, 저림 증상이 나타날 때는 자연 치유될 가능성이 적고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척추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며 “평소 노동력과 생활 등 자신의 환경에 따른 기회비용도 수술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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