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도 결행하라, 하면 즐거워진다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할 계획을 잡았는데, 좀처럼 소파에서 엉덩이가 떨어지질 않는다. 청명한 파란 하늘을 보면 신선한 공기를 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한 동기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몸을 일으켜 달리기 시작하면 상쾌한 기분이 들며 “나오길 잘했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이처럼 태도가 180도 변하는 걸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일의 가치는 일을 하기 전보다 하는 동안 높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성격 및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일을 시작하기 전과 하는 도중 느끼는 일의 가치 평가는 서로 다르다. 일을 시작하는 단계나 마무리한 이후보단 일을 하고 있는 동안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운동뿐 아니다. 공부를 할 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좀처럼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고 계속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고 싶지만, 마음을 부여잡고 공부를 시작해보면 생각보다 그 시간이 즐겁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실험참가자 102명에게 농담의 가치를 매기도록 했다. 실험참가자들의 절반에게는 농담을 듣기 전 농담이 가진 가치를 매기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농담들을 직접 살펴보며 가치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농담을 직접 살펴본 실험참가자들이 농담의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401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컴퓨터 사용설명서 혹은 농담의 가치를 평가하도록 했다. 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의 절반에게는 평가 과제 1건당 5센트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10센트의 보상을 주기로 했다. 그 결과, 더 많은 돈을 받기로 한 실험참가자들이 좀 더 오랫동안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달랐다. 컴퓨터 사용설명서를 평가하는 지루한 일을 맡았을 땐 10센트를 받기로 한 사람들도 부지런히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다. 즉 일을 시작하기 전 느끼는 감정과 일을 막상 시작할 때 느끼는 감정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밖의 몇 가지 추가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가령 박물관에 방문할 예정이거나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보단 현재 방문 중인 사람들이 박물관 관람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을 통해 연구팀은 무언가를 수행하는 단계는 이를 계획하거나 회상하는 단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의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기 싫은 일도 막상 하는 동안엔 즐거울 수 있는 만큼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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