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은 무궁하다 믿을수록 행복

 

인간의 의지력은 무한히 발휘되는 것인가, 제한된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양이 한정된 원료’같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처럼 보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의견은 갈라지지만 의지력의 힘을 믿는다면 적어도 삶의 질이 높아질 수는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연구팀은 의지력을 한정된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제한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일에 대한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을 발견한 바 있다.

이 대학 연구팀은 최근 ‘성격저널(Journal of Personality)’에 의지력과 삶의 질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의지력을 무한히 솟아나는 힘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행복도가 높고, 부담이 큰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와 번아웃(극도의 피로)’ 온라인 포럼에 참석한 사람 2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평균연령 39세이고, 여성이 163명, 남성이 95명이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지력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대체로 긍정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설문결과에 대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의지력의 힘을 믿는 것 아니냐는 반문을 던질 수 있다. 의지력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행복감이 의지력에 대한 믿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박 의견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반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의지력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수백 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가 시작될 때, 또 기말고사를 치르지 직전, 두 번에 걸쳐 의지력에 대한 믿음과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첫 설문조사에서 의지력의 힘을 믿는 학생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기분상태 역시 긍정적인 상태를 보였다. 또 기말고사 직전 시행한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의지력을 무한한 것으로 믿는 학생들이 한결같이 긍정적인 기분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들에게 있어 시험은 인생의 가장 큰 중대사다. 이 기간 동안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고 행복감 역시 떨어진다. 그런데 의지력의 힘을 믿는 학생들은 일관성 있게 행복한 기분 상태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행복도가 의지력에 대한 믿음을 좌우한다기보다 의지력이 행복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실험기간동안 작성한 일지를 통해서도 이와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의지력의 힘을 믿는 학생들은 주변 상황이 어떠한 상태든 꾸준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가는 경향을 보인 반면, 의지력을 제한적인 힘으로 평가하는 학생들은 지속적인 노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물론 의지력을 제외한 다른 심리적 요인 혹은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배제키는 어렵다. 하지만 의지력에 대한 믿음이 일으키는 효과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던 실험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자체 평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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