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한번에도… 중년들, 무너지는 허리뼈

 

골다공증, 요추압박골절 위험

주부 황모씨(55)는 마트에 다녀온 후 허리와 등이 끊어지는 것 같은 심한 통증을 느꼈다. 무거운 짐을 들고난 뒤라 일시적인 근육통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허리는 물론 앞가슴까지 통증이 와서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다.

급하게 병원을 찾은 황 씨는 정밀진단 결과, 2번 요추(허리뼈)가 내려앉은 것을 발견했다. 황 씨의 질환은 골다공증 성 ‘요추압박골절’이었다. 요추압박골절은 골절이라 해서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간 상태가 아니라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 있어야 할 허리뼈가 납작하게 내려앉은 증상을 말한다.

요추압박골절은 보통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미끄러져 넘어질 때 발생하거나 외부의 강한 힘에 의해서 척추 뼈가 골절돼 납작하게 변형되는 질환이다.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버스 내 덜컹거림 등의 작은 충격으로도 유발될 수 있다.

이 질환은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특히 위험하다.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푸석푸석해진 척추 뼈가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고 찌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급격하게 저하되거나 소실되는데, 이는 칼슘의 결핍으로 이어져 약해진 골밀도 때문에 평소에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동을 할 때도 요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용인분당예스병원 이한일 원장은 “요추압박골절은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인데, 척추 뼈에서 골밀도가 소실되는 현상이 뚜렷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요추압박골절 증상을 방치할 경우 찌그러진 척추 뼈로 주변 척추 뼈까지 연쇄적으로 부러질 수 있으며, 허리는 굽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는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골다공증에 의한 요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허리 보조기를 착용하고 2~3개월 정도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치료법의 전부였다. 최근에는 압박 골절된 척추에 반죽된 골 시멘트를 주사기로 주입해 뼈를 빨리 굳게 하는 척추성형술이 개발됐는데, 시술 당일부터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완치율이 높은 편이다.

요추압박골절은 약해진 뼈가 원인이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통해 골다공증과 같은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짠 음식을 멀리해 염분으로 체내 칼슘이 소실되는 것을 예방하고, 멸치나 우유, 칼슘 보조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장에서 칼슘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하루 30분 정도의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 생성을 돕는 것도 도움 된다. 이 원장은 “골다공증이 있었던 환자가 허리 통증이 전보다 갑자기 심해지면 단순히 물리치료만 받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척추관절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찰을 받고 치료 및 수술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며 “가족력이나 음주 등 골다공증 위험요소가 있다면 50세 이후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뼈에 자극을 주어 골질을 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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