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른들 왜 ‘색칠공부’에 빠져들까

 

최근 색칠공부에 열중하는 성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컬러링북’이라고 부르는 색칠공부 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컬러링북 열풍은 국내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성인용 색칠공부 책들이 줄줄이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어른들이 밑그림이 그려진 도안에 열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어른이 어린이 문화를 추구하는 미성숙한 문화라거나 현실을 도피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 심리학자들은 어른들이 마음의 짐을 덜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원히 어린 아이이고 싶은 심리적 퇴행 상태인 ‘피터팬 신드롬’과는 달리,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안정화하려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색칠하기와 같은 단순 행위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암과 같은 병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고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컬러링북 붐이 일어난 현상은 이를 좋아하는 어른들은 물론,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좋은 영감을 주고 있다. 캐나다 출신 화가인 스티브 맥도날드는 지난 수년간 웅장하고 화려한 도시풍경이 담긴 그림들을 갤러리에 전시해왔다. 그런데 최근 성인을 위한 컬러링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상상속의 환상의 도시들을 그려내고 있다. 스티브는 “내가 도안한 그림을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완성한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성인을 위한 컬러링북의 열풍을 점화시킨 건 스코틀랜드 일러스트레이터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 컬러링북이 시작이다. 초판으로 1만6000부를 인쇄했던 이 책이 지금은 600만부 이상 판매되기에 이르렀다. 그 중 400만부가 최근 5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IT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한 남성은 “항상 디지털 기기들과 씨름하는 생활을 하지만 컬러링북을 색칠할 때는 플러그를 전부 뽑은 ‘언플러그드’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느낀다”고 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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