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으로 맛내다간… 체중 확 늘어난다

 

최근 설탕으로 맛을 내는 ‘먹방’(먹는 방송)이 뜨면서 설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설탕 사용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기름기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생긴다고 하지만 요즘엔 설탕이 주범이다. 술 한 방울 마시지 않는 여성이 지방간 판정을 받고 깜짝 놀라는 이유다.

미국의 소아내분비 전문의 로버트 러스티그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설탕은 미국인 비만의 최대 가해자다. 설탕은 비만과 당뇨를 일으킬 뿐 아니라 인슐린저항성,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심지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당에 주목하고 있다. 설탕은 포도당, 과당이 결합된 이당류이고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이 반반씩 섞여있는 단당류다. 결국 설탕과 액상과당을 많이 먹게되면서 과당 과잉섭취를 가져 온 것이다.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가 이뤄진다. 몸속 모든 세포에서 대사가 진행되는 포도당과의 큰 차이점이다. 많은 과당이 한꺼번에 간으로 들어오면 포도당으로 미처 전환되지 못해 지방간으로 축적되거나 혈액으로 빠져나간다. 결국 유해산소가 많이 만들어져 간세포의 손상을 일으키거나 요산 생성이 증가해 통풍이나 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러스티그 박사는 “과당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은 알코올 섭취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나 술은 어느 정도 마셨을 때 몸에서 저항하지만 과당은 그렐린(공복 호르몬), 렙틴(포만감 호르몬), 인슐린을 자극하지 않는다. 과당이 몸에 계속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이는 결국 대사증후군, 지방간,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취리히 공과대학(ETHZ) 연구팀은 과당이 심장 근육을 확대시키고 심할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일에 함유된 일반적인 과당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나치게 당이 첨가된 레모네이드, 과일주스 및 다른 식품들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무가당’이란 인위적으로 설탕이나 당류를 넣지 않았다는 것일 뿐 원재료에 당분이 들어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서는 결정과당이나 액상과당 등을 첨가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 과당은 당류 중에서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소화되며 단맛이 가장 강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박사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체중이 늘어났다면 전날 과식 때문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과잉 섭취했던 과당으로 인해 지방간이 쌓이고 인슐린저항성이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렙틴 호르몬의 작동능력까지 떨어지면서 체중이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아직도 칼로리에 연연해 적게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생각으로 굶는 다이어트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무심코 먹었던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빵부터 먼저 절제해야 한다.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적게 먹는 방법부터 찾을 게 아니라 음식의 성분을 따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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