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듯 찍은 사진… 여인의 관능 물씬

이재길의 누드여행(3)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누드 작품세계 ①

예술가의 삶은 고독하다. 혼자서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끝없는 길을 타박타박 걸어가야 한다. 위대한 예술가에게는 이 고귀한 여정에 그림자처럼 곁을 지키는 존재가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에게 아내 ‘갈라’가, 빈센트 반 고흐에게 동생 ‘태오’가 있었던 것처럼, 사진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에게는 아내 ‘조지아 오키프’가 있었다.오키프는 스티글리츠에게 예술의 의미를 깨우쳐 주었던, ‘사랑’ 이상의 존재였다. 그녀는 스티글리츠가 창작의 고통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며 주저앉을 때마다 늘 그를 따스하게 안아주었던 연인이었다. 그녀 역시 유명 화가로 활동했었기에 스티글리츠가 겪는 창작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리라.

스티글리츠의 누드 작품에는 한 결 같이 오키프가 등장한다. 군더더기 없이, 있는 그대로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놀랄 만큼 섬세하고 관능적이다. 여성미가 돋보이는 어깨선과 가슴, 머릿결에 감춰진 목, 적나라하게 드러난 여성의 음모는 스티글리츠가 품고 있는, 오키프를 향한 에로스(Eros)를 느끼게 한다.

스티글리츠의 사진에는 ‘어둠’이 없다. 빛에 의해 드러난 그림자와 형체, 부드러운 광선 안에서 철저히 노출된 질감으로부터 그의 삶 속에 투영된 누드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남편의 카메라 앞에 있는 조지아 오키프의 벗은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이 편안해 보인다. 꾸미지 않은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녀에게선 자연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누드’는 이러한 것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랑의 대상, 감추어진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대상, 예술의 본질과 삶의 본질을 하나로 잇는 것이다. 스티글리츠의 작품들에는 사진과 사랑의 본질이 함께 숨 쉰다. 삶의 여정이 사진들에 녹아 있다. 이 같은 작업철학이 서려있는 그의 명언은 긴 여운을 남긴다.

“내가 사진 한 장을 만들 때, 나는 사랑을 한다(When I make a picture, I mak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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