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실신 노인 누가 진짜 살렸나

 

체조경연대회 리허설 도중 쓰러진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살린 공중보건의사가 화제가 되면서 ‘심폐소생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2015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에 참가한 81세 노인 정모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응급의료반으로 행사장에 대기중이던 제천시 보건소 이원재 공중보건의사(내과 전문의)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위급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을 통해 무대 근처에 있던 동사무소 공무원 A씨가 정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살렸다는 보도가 나갔다. A씨는 쓰러진 정씨의 가슴을 눌렀다 떼기를 반복하며 10여 분간 입에 공기를 불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 언론에서는 A씨가 정씨의 목숨을 살리고 공중보건의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처럼 보도됐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해당 공무원이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방법으로는 의식을 잃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당시 현장에서 CPR을 실시한 것은 A씨가 아니라 제천시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 1년차 이원재 씨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제보에 따르면 정씨가 쓰러지면서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고 그 누구도 선뜻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때 호출을 받고 도착한 이 공보의가 가장 먼저 CPR을 실시했다. 이 공보의는 20여 분간 흉부를 압박했으며 주변 사람들이 인공호흡을 도와준 것이 당시 현장 상황이라는 것이다. 즉 CPR을 주도한 것은 A씨가 아닌 이 공보의라는 설명이다. 이 씨는 이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구급차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CPR을 실시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일반인이 10분간의 인공호흡을 통해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도 현재 일반인이 하는 인공호흡은 제외돼 있다. 과거에는 인공호흡 후 흉부압박을 실시하는 수순으로 CPR을 시행했지만 현재는 흉부압박만 하는 방식으로 권장되고 있다.

공중보건의사인 김도영 씨는 “심폐소생술의 목적은 흉부 압박을 통해 체순환을 시키는 것”이라며 “적절한 횟수와 압박 강도를 통해 몸에 피가 돌게 하고 동시에 뼈의 골절을 막는 기술이 필요하다. 제대로 흉부압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웬만큼 숙련된 의료인도 CPR을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변경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는 입으로 하는 마우스 투 마우스인 인공호흡 훈련은 빠져 있다. 거부감이 큰 입으로 하는 인공호흡은 일반인에게 교육하지 않고,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 후 의식이 살아날 때까지 흉부압박만 하라고 가르친다. 인공호흡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한 교육만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씨는 의식을 회복하고 원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씨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CPR을 진행한 의료인의 공이 컸다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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