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척 하는 청소년, 실제 대인관계는 엉망

 

사춘기 아이들은 미묘한 착각에 빠진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듯 고독함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본인을 구분하며 우월감에 빠지기도 한다. ‘쿨’한 척 허세를 부리는 것도 이 시기 많이 보이는 행동이다.

그런데 최근 영국 서식스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쿨한 척 하는 행동은 청소년 아이들의 대인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10대 아이들 중 일부는 음주·흡연을 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할 때 스스로를 쿨하고 멋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행동이 또래 친구들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소위 ‘잘나가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오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로 인한 결과는 부정적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이 8~14세 아동 1000명을 3년간 관찰한 결과, 다소 과격하고 파괴적인 행동은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끌 수 있는 비법으로 인식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교우관계를 나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쿨한 것을 자랑삼는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또래집단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심리학회 ‘발달 및 사회 심리학’ 연례회의에서 지난 11일 이를 발표한 메튜 이스터브룩 박사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심신이 안정적이지 못한 아이들이 특히 이러한 가치관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쿨함의 가치를 지향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행복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우울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남자 아이들은 물질주의에 빠질수록 우울증세가 심해졌고, 여자 아이들은 외모에 대한 고민이 커질 때 우울함을 많이 보였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서열이 다른 친구들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불법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연구팀은 미성숙함이 그릇된 행동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공동 연구자인 로빈 바네르지 교수는 “현실에선 친절하고 상냥한 기질을 보이는 아이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며 “파괴적인 행동이 쿨하다는 평판을 받으며 인기를 끄는 비법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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