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도 알건 알아야” 병원 가기 전 알아둘 것들

 

여느 진료실의 흔한 풍경 중 하나.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의견을 듣고 내원한 한 중년 여성에게 의사가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하려 한다. 여성은 대뜸 이렇게 말한다. “좋은 약으로 써주세요. 가격은 얼마라도 상관없어요.”

이러한 국내 진료 현실에 대학병원 현직 내과 교수가 “환자들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며 한 권의 책을 냈다. 병원에 가지 말고, 약을 먹지 말라는 식의 책이 서점가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책 제목도 ‘약 권하는 사회’다.

저자인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이 책에서 일반인들이 병원과 의료 행위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도 단번에 낫지 않으면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에 사로잡히고, 암 등 난치병에 걸리면 심한 불안 속에 치료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특별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고혈압의 경우 미국 국립보건원은 가이드라인에서 이뇨제를 우선 추천한다. 약값도 개당 수십원 정도다. 이러한 의료와 건강의 기본에 대해 환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비싸고 좋은 약만 찾는다는 것이다. 의료사용자인 환자가 불안을 떨쳐내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려면 의료에 대해 알 건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는 우리가 알아야 할 의료와 건강의 기본에 대해 의료사용자의 입장에서 알기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건강식품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의사의 약 처방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병원은 왜 과잉치료를 하는지, 임상시험에 참가하기 전에 꼭 체크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의료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궁금했던 것들의 실체를 잘 알려준다.

박 교수는 “몸이 아프면 결국 가장 먼저 병원과 의사를 찾게 된다”며 “병원과 의사를 불신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병원의 의료 시스템과 의사의 역할을 똑바로 알고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에서 강조한다.

의학박사인 박 교수는 의학과 함께 의료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경영학과 법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박 교수는 “현직 내과의사로서 환자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들이나 인터넷, 신문, 방송 등에서 보거나 들었던 내용, 그리고 의사로서 겪은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 솔직하면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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