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약 매출 빅3는 유한, 녹십자, 대웅

변화무쌍한 약가정책과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로 움츠러든 국내 제약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씨 뿌린 만큼 만족스럽게 수확했을까. 보건의료 분석평가 사이트인 팜스코어가 분석한 12월 결산 국내 55개 상장제약사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살펴본다. 분석은 단일법인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매출액 1위는 유한양행 = 상반기 국내 제약사 매출액 1위 기업은 유한양행이다. 전년 동기보다 6.3% 성정한 51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업계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위는 녹십자(4172억원), 3위 대웅제약(3943억원), 4위 한미약품(3571억원), 5위 제일약품(2901억원), 6위 종근당(2873억원), 7위 동아ST(2788억원), 8위 광동제약(2708억원), 9위 일동제약(2215억원), 10위 JW중외제약(2180억원)의 순이었다.

업계순위 10위원 제약사들은 대부분 10-20% 정도 매출액이 상승했다. 한미약품이 27.1%로 가장 높았고, 종근당이 4.2%로 가장 적었다. 매출액 11위인 보령제약(1876억원)은 식음료 기업으로 변신한 광동제약을 제외하면 사실상 업계 10위로 평가된다.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LG생명과학, 한독,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 10곳이었다. 55개 제약사의 전체 매출액은 5조9152억원. 매출 1000억원 이상인 17개사가 전체 매출액의 71.3%를 차지했다.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8.4%, 18.7% 증가해 4241억원, 34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유한양행(379억원), 녹십자(371억원), 대웅제약(310억원), 동아ST(284억원), 광동제약(247억원)의 순으로 많았고, 순이익 순위도 이와 같았다. 영업이익 적자 기업은 6곳, 순이익 적자기업은 5곳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종근당은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한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LG생명과학, 조아제약, 슈넬생명과학 등 3개 기업은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1위는 휴메딕스 = 올해 상반기 영업을 가장 잘한 제약사는 미용성형필러 전문회사인 휴메딕스였다. 휴메딕스는 전년 동기 대비 40.6% 성장한 191억원의 매출과 60억원(전년 동기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31.4%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 평균 보다 24.2%p나 높다.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로, 이자비용이나 특별이익 등이 감안된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보다 기업의 건전성이나 성장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바람직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지난 2002년 설립된 한약마을이 전신인 휴메딕스는 2007년에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은 벤처형 제약회사로, 2010년에 휴온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영업이익률 2위는 DHP코리아(28.1%), 3위 신일제약(24.7%), 4위 경동제약(22.4%), 5위 경남제약(21.2%)의 순이었다.

R&D투자 1위는 한미약품 = 제약산업의 꽃은 신약개발이고, 동력은 연구개발(R&D)에서 나온다. 올 상반기 R&D 투자가 가장 왕성한 기업은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20.6%인 946억원을 R&D에 투자해 비용 자체는 물론,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해마다 15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한미약품에 이어 셀트리온(769억원), 대웅제약(471억원), 녹십자(447억원), 종근당(409억원)의 순으로 투자비용이 많았다.

100억원 이상 R&D 투자기업은 유나이티드제약을 포함해 12개사였다. 이들 기업의 R&D 총액은 4624억원으로 63개 제약사 투자액(6202억원)의 74.6%를 차지했다. 매출대비 R&D 투자비율은 셀트리온(29.0%) 한미약품(20.6%), LG생명과학(20.5%), CMG제약(17.9%), 종근당(14.2%)의 순으로 높았다. R&D 비율이 업계 평균(6.8%) 이상인 제약사는 25곳이었다.

현금 동원력 1위는 일성신약 = 기업의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일성신약이었다. 이 회사의 유동자산은 1173억원인데 비해 유동부채는 88억원으로 유동비율이 1338.8%에 달했다. 2위는 부광약품(972.9%), 3위 바이넥스(958.4%), 4위 삼아제약(930.4%), 5위 휴메딕스(927.2%)의 순이었다. 유동비율이 가장 낮은 5개사는 서울제약(130.0%), 명문제약(126.6%), 신풍제약(115.2%), JW중외신약(101.1%), 경남제약(75.8%)이었다. 55개 상장제약사 중 유동비율 100% 이하는 경남제약이 유일했다.

상반기 현재 국내 제약업계 평균 유동비율은 227.2%로 대부분 양호했다. 유동비율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능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200% 이상이면 양호, 100% 미만이면 적신호로 여긴다.

부채비율 1위는 경남제약 =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유동비율 꼴찌인 경남제약이었다. 이 회사의 자본은 166억원인데 부채는 32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98.3%나 됐다. 2위는 LG생명과학(172.4%), 3위 JW중외제약(167.7%), 4위 서울제약(148.8%), 5위 삼성제약(141.0%) 순이었다. 반면 삼아제약(8.7%), 휴메딕스(9.2%), 부광약품(12.3%), DHP코리아(13.7%), 신일제약(14.1%) 등 5개 제약사는 부채비율이 가장 낮았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이하를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현재 국내 제약업계 평균 부채비율은 58.1%로 조사돼 대체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팜스코어는 “부채는 감소하지 않고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추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부채를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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