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우울하고 만사 귀찮은 이유가…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병으로 잘못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환자의 10%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위험하다. 우울증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

체내 염증물질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반응촉진 사이토카인이 정신건강에도 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우울한 기분이 들어 만사가 귀찮아지는 것이 좋은 예이다.

우울증 치료 시 염증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논문 654편 중 총 4편을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4편의 논문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위약을 비교분석한 것이다.

나 교수는 연구대상자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 치료투여군(75명)과 위약투여군(75명)으로 나눠 우울증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셀레콕시브가 사용됐다. 셀레콕시브는 조직 염증을 유발시키는 COX-2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주로 통증감소와 항염증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분석 결과 셀레콕시브 투여를 통해 염증을 치료했을 때 위약투여군에 비해 우울증 환자의 우울정도가 호전되고 치료가 빠르며 효과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 교수는 “항우울제를 투여해 우울증 증상이 경감되거나 완화되는 것은 60-70%에 불과하다”며 “셀레콕시브와 같은 염증치료제를 통해 우울장애환자의 치료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울증은 생물-심리-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치료와 예방에는 무관심한 편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한 순간 우울하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되지 않는다. 순간적인 우울함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상황에 적응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해 지속적으로 우울함이 이어진다면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도 다른 질환과 같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 치료 시에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 ‘통합치료’가 효과적이다. 우울증 치료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심리-사회적인 측면과 영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정신치료만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삶의 가치나 의미, 도덕 등을 다뤄 환자의 우울증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광선치료, 행동치료, 인지치료, 예술치료, 전기충격치료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환자의 상황에 적합한 효과가 검증된 항우울제를 처방해 사용한다. 하지만 대다수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인식하더라도 직접 치료 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시선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나경세 교수는 “우울증 치료약은 사람에게 중독을 일으킨다던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방법을 맹신한다던지 하는 오해는 우울증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치료를 너무 늦게 시작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서 발생하는 문제가 크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