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다인 병실 개선은 필요하지만…”

 

국내 병원들은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다인실 중심의 병상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지만, 실제 선진국형 1-2인실 병상제도 도입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전국 74개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문화 개선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인실 중심의 병상운영이 메르스 사태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답한 병원은 69.3%였다. 이와 비슷하게 70.7%는 선진국형 1-2인실 병상제도의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병원 10곳 중 7곳 이상은 현행 다인실의 기준병상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절반 가까이는 기준병상 70% 의무제 시행에 반대했다. 보험급여 내에서 입원 가능한 기준병상 비율은 다음 달부터 현행 50%에서 70%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여건이 조성돼도 1-2인실 병상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병원은 38%에 그쳤다. 민응기 병협 기획위원장(제일병원 원장)은 “병원의 공간 확보나 시설 공사가 쉽지 않고, 힘들게 병실을 갖춘다 해도 정부가 수가를 보장해줄지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입원실 감염 개선과 관련해 병원 10곳 중 9곳 이상은 입원실과 ICU(집중치료시설), 응급실 등에 대한 환자 가족들의 출입통제에 찬성했다. 하지만 보호자 없는 병동을 위한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에 찬성하는 병원은 49.3%,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병원은 이보다 더 낮은 39.7%였다.

응급실 개선과제로 응답 병원의 84.9%는 내원 환자를 감염성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는 트리아지(triage)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65.3%는 응급실 내 호흡기질환 병실을 구분해 설치하는 데 찬성했다.

병협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대국민 선포문을 발표하고, 면회시간 준수와 면회 횟수 최소화 등 바람직한 병원 문화 구현을 위한 국민의 협조와 동참을 요청했다. 또한 감염병 관리 대책 공동 논의와 병원의 적극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한 입법 활동 등을 정부과 국회에 각각 주문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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