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 사도 아닌 중간관리자… 우울증 위험 2배

 

중간관리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은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직체에서 상급자와 하급자의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은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에 따르면 감독관, 관리인, 매니저 등의 지위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회적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보다 불안감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2배 가까이 높다. 우울장애를 보일 확률 역시 더 높다. 평균적으로 근로자의 12%가 우울증상을 보이는데, 중간관리자 중에는 18%가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교육 수준 및 수입과 연관이 있는 사회적 불이익은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노동시장에서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을 때도 정신건강을 위협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세스 J. 프린스 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인 접근법으로는 중간관리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보인다는 측면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회적 지위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중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대표집단 데이터 자료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에는 정규직 사원 2만1859명의 설문조사 정보가 담겨있다.

직업상 계급적 범주, 수입, 교육 등을 기준으로 노동자들의 우울증과 불안증 정도를 분석했는데, 계급적 범주는 총 3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자가 경영을 하면서 스스로 수입을 올리는 사람은 ‘소유자’로 보았다. 또 경영, 행정, 운영 등을 중심으로 일하는 사람은 ‘관리자’로 정의했다. 마지막으로 농부, 근로자 등 다양한 업종의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노동자’로 분류했다.

그 결과, 관리자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심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노동에 의한 스트레스와 직업 긴장도는 우울증을 발현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업무적 요구를 많이 받으면서 결정권은 부족한 사람 역시 우울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중간관리자들이 이처럼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지만 그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공중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표준 측정법 외의 새로운 분석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회계층과 정신건강 사이의 복잡성을 풀지 못한다는 이유다. 이번 연구는 ‘건강과 질병 사회학(Sociology of Health & Illness)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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