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혼자 앉는 시기 나라마다 다른 이유

아기가 혼자 앉고 기고 걷기 시작하는 시기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발달 시기가 나라별로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아기의 앉기 능력은 나라와 문화에 따른 차이가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팀이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태어난 5개월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앉아있는 행동을 관찰한 연구결과다. 연구대상 국가는 대한민국, 미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카메룬, 케냐 등 총 여섯 나라다.

연구팀은 실험실이 아닌 일반 가정환경에서 진행된 이전 연구를 이번 연구의 배경으로 삼았다. 또 6개 국가 현지에 거주하는 조사원이 아기와 엄마가 함께 있는 각 가정들을 방문해 아기의 모습을 관찰했다.

아기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공간도 조사했다. 가령 엄마의 품, 방바닥, 아기나 어른 전용 가구 등 주로 아기가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공간을 확인한 것이다. 또 아기와 엄마가 물리적으로 가까이 지내는 시간도 측정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엄마들은 이번 연구가 아기의 앉기 능력을 관찰하는 실험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관찰 결과, 실험대상아기 3명 중 1명이 혼자 앉아있는 능력을 보였다. 여기서 혼자 앉기 능력이란 최소한 1초 이상 누군가의 도움 없이 아기 스스로 앉아있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기의 혼자 앉기 능력은 각 나라별로 차이를 보였다. 조사원은 각 나라마다 12가정씩을 방문해 아기들의 행동을 관찰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혼자 앉아있는 능력을 보인 아기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케냐에서는 67%(8명), 카메룬에서는 무려 92%(11명)의 아기가 혼자 앉아있는 능력을 보였다.

혼자 앉아있기에 숙달된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혼자 앉아있을 수 있는 아기 중 가장 짧게 앉아있었던 아기는 2.4초간 아무런 도움없이 혼자 앉아있었다. 반면 카메룬의 한 아기는 28분 동안이나 혼자 앉아있었다.

그렇다면 왜 국가별로 이러한 차이가 벌어지는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아기가 혼자 앉아있을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긴다. 가령 대한민국, 미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의 아기들은 대부분 엄마의 품이나 아기전용 가구처럼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반면 케냐와 카메룬 아기들은 바닥이나 어른용 가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스스로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학습 기회가 많았다. 또 케냐와 카메룬 엄마들은 아기와 물리적인 거리를 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즉 각 나라의 육아방식에 따라 아기의 앉기 능력에 차이가 벌어진다는 의미다. 단 이번 연구는 소규모의 샘플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단정적인 결론을 내기 어렵다. 또 어떤 국가의 육아방식이 좀 더 올바른 방식인지 판단하기에도 이르다. 이번 연구는 ‘비교문화심리학저널(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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