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하지 말란 말이야” 막말의 사회-건강학

 

요즘은 말 조심을 해야 하는 시대다. 직장에서 막말을 일삼는 사람들은 중요한 순간에 그런 습성이 본인에게 치명타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전에는 막말을 그냥 넘기던 사람도 최근에는 사내에서 공론화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구시대적 마초형 상사가 점차 사라지는 이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여주인공을 야단치는 장면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곤 한다. ‘우리 딸이’, ‘우리 여동생’이 실제로 다니는 직장에서 저렇게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감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막말의 폐해는 어느 사회에서나 공감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의학적 연구가 진행되는 이유다. 미국 듀크 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폭언 등으로 인해 촉발된 분노와 울화는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와 심한 적대감이 심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폭언을 들으면 적개심을 불러와 폐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메사츄세츠 스미스대학 연구팀의 조사결과 폐 기능 악화와 분노·적개심과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모욕은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 차별과 모욕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정신적 타격을 더욱 많이 받았다.

‘땅콩 회항’ 사건 등으로 인해 최근 사무실내 폭언 문화에 대해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막말 하나로 인해 당사자는 물론 기업 이미지까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SNS나 녹음 기능이 좋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막말 대화 내용이 그대로 외부로 전해져 전체 기업 문화를 왜곡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야단을 쳐 망신을 주는 사례가 줄어든 것은 이 같은 위기감이 확산된 까닭이다. 막말을 일삼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는 구성원간의 인화를 해치고 정신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것은 물론 회사 전체의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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