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언제까지 광고에 매달릴 것인가

 

한미영의 ‘의사와 환자 사이’

한 유명 커피브랜드에서는 커피 원액 에스프레소가 15초와 23초 사이 정해진 시간 내에 만들어지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린다. 그리고 고객이 주문한 요구사항으로 정확히 만들어 지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사과하고 다시 신선한 커피를 만들어 준다. 이는 상품의 최상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 지침이다.

한때 된장녀가 마시는 커피로 빈축을 사긴 했어도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 값을 지불하는 사람들의민감한 입맛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매뉴얼이 있고, 재료 공급과 관리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깐깐하다. 이 브랜드는 독특한 커피의 맛과 향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한결 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유지함으로써 독보적인 브랜드로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브랜드란 이렇게 이름에 걸 맞는 평가를 받기 위해 품질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맛일 것이고, 명품의 경우 세월이 갈수록 농익은 멋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서비스의 경우는 어떤 사항이 해당 될까?

사람이 직접 움직여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람마다 다른 품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서비스 제공자에게 일정주기의 교육으로 서비스가 변질되고 쇠퇴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자극과 동기부여를 줌으로써 한결 같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야 한다.

서비스는 최종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최종답변으로 ‘좋다’ 또는 ‘나쁘다’라는 식의 평가를 받기 때문에 극과 극의 평가 앞에 브랜드의 가치가 한 순간에 실추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브랜드의 가치와 명성을 지키기 위해 서비스의 품질관리 기준은 그 무엇보다도 자세하고 엄격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를 더해줄 서비스의 품질관리란 항상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에 귀를 기울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만족도를 얻고자 불만을 되돌아보고 탄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 세계적인 서비스 업체들이 서비스 불만에 초집중 하는 이유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이 브랜드 가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어느 사이부터인가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 광고력으로 승부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는 서비스 상품의 집중도 보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광고에 대한 투자로 병원을 휘청거리기도 했다. 병원 이름만 알려지면 무조건 환자가 온다는 그릇된 확신이 가져온 시대 착오적인 생각이었다.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놓고 경력 짧은 봉직의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브랜드를 믿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진료비나 수술비를 부풀려 받는 방법으로 현상유지를 하는 병원도 생겨났다. 다시 찾는 환자가 없어도 광고로 유입되는 환자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멈추질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브랜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원래 브랜드의 원론적 의미는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명칭이나 기호, 디자인을 뜻하지만 차별화 된 성격이나 특징을 쉽게 전달하고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여 판매에 영향을 주기 위한 여러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즉 브랜드는 소비에 대한 보증서와 같이 공급자가 확신을 주기 위한 프리미엄 가치를 의미한다.

병원이름이 기억에 남기도 전에 환자가 병원 내에서 경험했던 서비스 수준이 기대치와는 달라 브랜드답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 때는 오히려 큰 화를 입게 된다. 환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일수록 이름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그 몇 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브랜드를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에 따른 관심도가 높아져 소비자가 소문을 쉽게 흡수하고 정확한 정보확인 없이 분석하게 만든다. 그래서 서비스 경험이 없던 환자도 쉽게 부정적 선입견을 갖게 된다. 이는 브랜드가 갖는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브랜드를 평가하는데 서비스에 노출된 환자도 냉정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병원서비스는 모든 과정에서 환자가 직접 서비스에 노출되면서 정확하고 품질을 평가하게 된다. 브랜드를 믿고 일단 발을 들인 환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이름값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브랜드로 자부하는 병원 일수록 환자의 경험 후에도 한결 같은 품질 유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드 병원 일수록 의사가 좋아야 하고, 시설도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서비스 인력도 남다른 수준이 되어있어야 한다. 의료서비스에서는 원초적인 서비스인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능력이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하고, 전문시설과 프로세스 면에서 이름값만큼 이나 좋다는 느낌을 주어야 브랜드가 생명력을 갖고 성장하게 된다.

브랜드 시대, 커피 브랜드가 우수한 품질의 커피의 맛과 향을 지키고자 버렸던 에스프레소가 있다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품질 유지를 위해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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