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급 뇌수막염 급증… 벌써 작년의 4배

 

지난달에만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5명이나 잇따르면서 작년보다 환자 수가 급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는 지난 6월까지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작년 동기대비 4배나 급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 웹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발생한 환자 수는 총 8명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총 환자 수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 달 부산에서 세 살배기 남자아이가 수막구균 뇌수막염으로 사망해 수막구균 감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으로,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중동에서 유행하는 해외유입 호흡기 질환이다. 집단생활을 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집단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데, 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이 중 약 7만5천명이 사망해 메르스 못지않게 치명적이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첫 증상이 나타난 후 1일 이내 사망하거나 사지절단, 뇌손상 등 중증 후유증을 남기는 치명적인 급성질환이다. 고열이나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해 빠르게 진행되므로 의료진조차 조기진단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맡겨지는 영아기부터 백신을 통해 사전예방을 해주는 게 최선이다. 예방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일반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 이정준 회장은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6개월 이하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데 이 시기에 발병하면 회복하더라도 성장불균형, 학습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예방백신이 있음에도 사전예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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