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먹는 순간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된다”

 

정은지의 식탁식톡 (21) / 버섯

요리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저는 다른 식품들 곁에서 보조로 풍미를 북돋아 줍니다. 요리계의 ‘핵심 조연’이라고나 할까요? 다양한 종류들만큼이나 이 맛 저 맛 어떤 역할도 잘 소화해 내는 저의 정체. 둥근 모자 쓴 제 모습이 귀여워서 한 점, 부드럽게 씹히며 담백한 맛을 내니 또 한 점… 짐작하셨나요? 저는 버섯입니다.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서 자라는 저를 고대 사람들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대지의 요정’으로 여겼다고 하지요. 자연의 색감과 귀여운 제 모습에서 요정을 상상하는 것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저를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여기며 그 가치를 높게 샀습니다. 한국에서도 저를 귀히 여겨 삼국시대를 거처 조선시대까지 버섯의 종류, 특징, 약용법 등을 기록해 왔다고 합니다. 저 버섯 중에서도 그 옛날 영지버섯은 산삼에 버금가는 최상급의 약초로 ‘불로초’라 여겨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 포함시켰습니다. 현재 대표적으로 양송이, 표고, 느타리, 싸리버섯, 능이, 팽이버섯과 같은 버섯들이 한국에서 널리 식용 되고 있지요.

저는 보통 무게 100g당 열량은 30kcal 정도 밖에 안되고, 제 몸의 90% 이상이 수분입니다. 그런 제겐 버섯만의 특별한 향기가 있죠. 일반적으로 표고버섯에 많이 함유된 렌티오닌과 계피산메틸 등의 성분에서 나오는 향인데요.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또한 얼큰담백한 맛 성분을 자아내는 것은 제 안의 글루타민, 글루탐산, 알라닌 등의 아미노산 성분 덕분이죠.

맛의 감칠맛을 더해 주는 덕에 저를 이용한 요리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지요. 저는 토마토나 피망 등 각종 채소나 과일과 함께 곁들일 때도 그 영양학적 가치가 한층 높아집니다. 특히 육류와 섞일 땐 비린내를 없애주기도 하며 지방 축적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그러니 고기 구울 때 저를 빠뜨리면 섭섭하죠!

칼륨이 풍부해서 몸 안에 쌓인 나트륨의 배설을 증가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양송이 버섯과의 포토벨로 버섯 1개에는 대표적인 칼륨 과일 바나나 1개에 보다 더 많은 칼륨이 함유돼 있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버섯이 궁합이 잘 맞은 까닭이나, 피자에 버섯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유도 제 칼륨의 높은 함유량 덕분에 고칼로리, 포화지방, 나트륨 등의 과다섭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섯 하면 떠오르는 특별한 성분, 베타글루칸이라는 섬유질도 자랑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육류 섭취 시 지방을 합성하고 분해하는 지방대사의 기능을 도와주고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죠. 비타민 D가 풍부하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음식을 통해 공급받은 칼슘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뼈가 약해지잖아요. 비타민 D는 대체로 햇볕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지만, 버섯을 자주 먹으면 비타민 D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고온 다습한 여름이 제철입니다. 요즘이 저를 찾기에 딱 좋을 때지요! 저를 드실 땐 어떤 종류의 버섯이라도 자주 조금씩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15~30g 정도 요리에 넣어서 먹으면 맛과 영양을 함께 얻을 수 있지요. 특히 요즘 무더위 때문에 기운이 없다는 사람들 많잖아요. 삼계탕이니 보신탕이니 각종 보양 음식점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지요?

하지만 이미 영양이 충분한 식품들을 다양하게 즐기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보양식’이라고 해서 여러 육류를 따져 먹을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대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부담 없이 자주 먹을 수 있는 채소 보양식으로 저 버섯을 적극 추천해봅니다. 다양한 버섯요리로 올 여름만큼은 여러분의 식탁에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네요.

먹으면 신기한 효과의 버섯들?

창의력을 높이는 버섯을 아세요? 멕시코에서 많이 자라는 삿갓 모양의 버섯이 있는데요.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롤랜드 그리피스 박사 팀에 따르면 ‘신비의 버섯(magic mushroom)’으로 알려진 이 중남미 버섯은 창의력과 상상력, 미적 감각을 높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해 주는 등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남성이 먹으면 여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는 버섯도 있는데요. 바로 세계 3대 진미로 알려진 송로버섯입니다. 비싸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이 버섯은 남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안드로스테놀이라는 페로몬 분비를 촉진한다고 합니다. 이 페로몬은 여성을 유혹하는 최음제로서 각종 스프레이와 화장품에도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

식용버섯과 독버섯 구별 어려워요~

요즘 제철인 만큼 야생 버섯들도 한창 자랄 때입니다. 함부로 채취해서 먹으면 안 된다는 사실 잘 알고 계시죠? 버섯은 종마다 특성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색깔 등 독버섯 구별법으로 버섯을 구별하게 되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일반인이 식용과 독버섯을 정확하게 구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은 아예 입에 대지 않도록 합니다. 독버섯을 잘못 섭취하면 구토와 복통, 설사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19구급대나 응급 의료기관에 신고해주세요. 환자가 의식이 있고 경련이 없다면 물을 마시게 해 토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은 버섯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료진에게 가져가서 보여주도록 합니다. ☞ [코메디닷컴 그래픽뉴스]식용버섯-독버섯 구별법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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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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