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탓 병원행 주저… 영유아 합병증 속출

 

아이가 열이 나도 메르스 때문에 병원 방문을 주저하다 결국 병만 키워 뒤늦게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발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는 영유아를 민간요법에 기대 치료하거나 방치할 경우 탈수와 패혈증, 뇌염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한림대의료원에 따르면 실제 4개월된 남자 아기가 발열과 설사 증상을 보였지만, 엄마가 메르스 때문에 병원 방문을 두려워 해 지사제와 해열제만 먹이다 심각한 탈수와 신우신염으로 번졌다. 또 고열과 두통이 생긴 10살 된 남자 어린이도 부모가 같은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고 약국에서 해열제와 진통제만 사다 먹이다 결국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해마다 5-8월까지는 수족구병과 포진성 구내염,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다. 한여름에는 식중독과 살모넬라 장염, 유행성 각결막염도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이러한 질환에 더 잘 걸리고, 증상도 심해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각종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선희 교수는 “영유아에게서 열이 나흘 이상 나거나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단순한 감기가 아닌 합병증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특히 3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단 하루라도 고열이 있다면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는 190명에 육박하지만, 대부분 병원감염으로 성인병동의 환자와 의료진, 간병인들에게서 발생했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가 휴업을 했어도 실제 10세 미만에서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 중 가장 어린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된 16세 남자다. 기저질환으로 뇌종양을 보유한 이 환자는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완치됐다.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1500여건의 메르스 환자 가운데 16세 미만은 단 14건에 그쳤다. 이 중 9명은 무증상 노출자였고, 3명은 가벼운 호흡기질환을 앓았다. 사망자는 2명이었다. 사망한 어린이 중 한 명은 신증후군을 앓던 9개월 남아였으며, 나머지 한 명은 희귀병은 낭성섬유증을 앓던 2세 남아였다.

지금까지의 보고에서처럼 영유아의 메르스 감염확률은 매우 낮으며, 감염돼도 성인보다 증상이 가벼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홍콩에서 유행했던 사스 역시 영유아 발병사례는 많았지만 증상은 가벼웠다는 통계결과도 있다.

신 교수는 “영유아의 메르스 유병률이 적은 것과 증상이 가벼운 것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유아가 메르스로부터 더 위험할 것이라는 걱정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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