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유혹엔 의지력도 한계가 있을까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나 유혹을 떨쳐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의지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발성 유혹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유혹이라면 어떨까. 이럴 때도 의지력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의 의지력은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버티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이러한 기존 이론에 반박하는 논문이 나왔다.

의지력은 ‘양이 한정돼 있는 원료’와 같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주된 논리다. 자동차에 남아있는 기름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심리학회에서 최근 발표된 논문도 반복되는 유혹은 많은 정신적 대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런데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연구팀이 이러한 기존 이론을 반박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100여 편의 논문들을 메타-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연구들은 대체로 비슷한 구성방식을 따르고 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의지력이 요구되는 한 가지 도전을 수행하도록 한 뒤 또 다시 의지력이 필요한 두 번째 도전을 진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도전은 생략하고 두 번째 도전만 수행하는 대조그룹도 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실험참가자들의 수행능력을 평가한 결과, 두 번째 도전만 진행한 그룹보다 두 차례의 도전에 모두 참여한 그룹이 두 번째 도전에서 보다 좋지 못한 수행 결과를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의지력이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은 저널에 실리지 않은 논문까지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학회에 발표된 적은 있지만 저널에 실리지는 않은 논문까지 포함한 것이다. 그 이유는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실험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저널에 실린 논문 68편, 저널에 발표되지 않은 논문 48편 등 총 116편이 이번 메타-분석에 활용됐다.

이처럼 100편이 넘는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의지력에 대한 기존 이론과 상반된 결론이 나왔다. 의지력은 한계가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단 한 가지 예외사항은 있었다. 학교시험처럼 표준화된 시험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실험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의지력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또 몇몇 논문들에 따르면 도전을 거듭하면서 성공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오히려 의지력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의지력이 점점 감퇴한다는 주장과 상반된 이론인 ‘학습된 근면성’을 뒷받침한다.

단 이번 연구를 통해 의지력은 한계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또 저널에 실리지 않은 논문을 활용했다는 점에 반박하는 학자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분석 방법을 이용해 주된 이론과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실험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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