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먹는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저하제가 여성의 공격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마르고 공격적인 기질을 촉발시킨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저널(Journal PLOS ONE)’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하는 남성은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줄어든다. 반면 여성에게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의과대학원 베아트리체 골롬 교수는 “임상의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며 “각 개인의 행동변화 차이를 이해해야 이를 감안한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성인남성과 폐경기 이후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혹은 플라시보(위약)를 6개월간 복용토록 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떨어지면 공격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스타틴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도 떨어뜨리므로 이론상으로는 공격적인 기질이 오히려 감소해야 한다. 그런데 스타틴은 세로토닌의 수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 수치의 변동은 수면장애 및 공격성 증가의 원인이 된다. 스타틴이라는 약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험참가자들의 공격성은 자기 자신, 다른 사람 혹은 사물에게 행했던 공격적 행동들을 기록한 내용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실험 시작 시점부터 6개월간의 변화를 살핀 것이다. 그 결과, 45세 이상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공격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남성은 오히려 공격성이 줄어들었다.
단 남성 실험참가자 중 3명은 오히려 공격성 수치가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스타틴의 영향으로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떨어진 남성들은 공격성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았다. 반면 예외적인 결과를 보였던 남성 3명은 세로토닌 수치의 변동, 수면장애 등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실질적으로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남성 3명 중 2명은 수면의 질이 나빴다.
이번 연구의 공격성 범위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있었다. 미국 알리안트국제대학교 로버트 제프너 박사는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 논문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해당 연구팀이 아주 작은 범위의 공격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며 “흥미로운 연구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호르몬이 뇌 기능과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단 연구팀 역시 예외적인 결과를 보인 남성 3명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을 갖고 있으며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