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맘’ 자녀 자존감 낮아… 폭음 등 위험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말했다. 엄마라는 존재가 그 만큼 위대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지각없는 엄마를 칭하는 용어들이 탄생했다. ‘헬리콥터맘’이나 ‘타이거맘’ 등이 엄마를 부정적으로 칭하는 표현이다. 이 같은 용어는 특히 아시아국가 엄마들과 연관이 깊다.

올해 초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 ‘프레쉬 오프 더 보트(Fresh Off the Boat)’가 방영됐다. 동양인 가정을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드라마 연출진은 전형적인 아시아 가정을 표현하기 위해 엄마로 등장하는 인물을 타이거맘으로 그렸다.

호랑이처럼 혹독하고 엄격하게 자녀를 교육시킨다는 의미의 ‘타이거맘’은 미국 예일대학교 에이미 추아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중국 교육방식을 칭하는 이 용어는 사실상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서도 통용되는 훈육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동양인 엄마를 칭하는 또 다른 부정적인 표현은 바로 ‘헬리콥터맘’이다. 이는 자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혹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며 참견하는 엄마를 말한다. 과거 ‘치맛바람이 세다’는 표현이 주로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표현이었다면 ‘헬리콥터맘’은 성인 자녀를 둔 부모를 칭한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헬리콥터맘 기질을 가진 부모를 둔 아이는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또 폭음처럼 위험한 행동을 할 확률도 높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레리 넬슨 교수는 “헬리콥터맘이 특정 상황에서는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머징 어덜트후드(Emerging Adulthood)저널’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헬리콥터맘은 온기 부재와 연관이 있고, 어린 성인의 성장과 발전에 방해물이 된다. 연구팀은 헬리콥터맘을 ‘과잉 간섭’하는 부모로 정의했다. 이는 아이들의 중요한 결정을 대신 내려주거나 또래집단 사이의 갈등에 간섭하는 등의 행동을 의미한다.

넬슨 교수팀은 대학생 438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부모의 간섭 수준, 따뜻한 정도, 본인의 이기심과 위험행동 등에 대해 답하도록 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답변을 분석해본 결과, 부모의 온기 부족과 헬리콥터맘 기질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났다. 또 이러한 부모를 둔 아이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떨어졌고, 위험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한 가지 주의를 당부했다. 부모 스스로 본인이 헬리콥터맘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이를 벌충할 목적으로 자녀와 지나치게 거리를 두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어린 성인 자녀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아직 부모의 지지 역시 필요한 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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