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원 의료분쟁 상담 매년 10000건 증가

60대 남성인 박모씨는 목 부분인 경추의 후종인대가 뼈처럼 굳어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후종인대골화증으로 2차례 수술을 받은 뒤 장애1급 판정을 받았다. 수술 과정에서 척수가 손상돼 전신마비가 온 것이다. 박씨에게 병원은 진료비를 포함해 2억3천만원을 배상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조정된 성립금액 중 최고액이다.

최근 의료중재원이 발간한 2014년도 통계연보에 따르면 중재원을 통한 의료분쟁 상담 건수는 해마다 1만건씩 증가해 지난해 4만5천여건에 이르렀다. 외국인 환자 의료분쟁 상담도 131건으로 전년보다 44% 늘었다. 박씨처럼 복잡한 고액사건에 대한 조정 처리도 원만해져 평균 조정성립금액도 2013년 642만원에서 지난해 834만원으로 192만원이 증가했다.

의료분쟁 조정이 점차 정착되면서 조정개시율 또한 상승했다. 지난해 조정개시율은 45.7%로 전년대비 6%P 올랐다. 조정개시 건수는 864건으로, 313건 증가했다. 의료중재원은 “주로 피신청인인 종합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 특히 의료분쟁이 많은 외과와 내과의 참여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지만, 상급종합병원은 신청접수 건수에 비해 참여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적으로 사건이 합의되거나 성립된 비율인 조정성립률도 89.7%로 예년과 비슷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의료중재원이 취하된 사건 등을 제외하고 지난해 처리된 695건을 분석한 결과, 조정과정에서 당사자끼리 자발적으로 합의를 이룬 사건이 441건으로 63.5%를 차지했다. 양측이 조정결정서에 동의해 조정이 성립된 사건도 107건으로 15.4%에 이르렀다.

법원과 검찰 등에서 감정을 의뢰하는 수탁감정도 전년보다 2.4배 증가했다. 의료중재원은 6명으로 구성된 감정부에서 수탁감정을 90일 이내에 처리하고 있다. 또 분만 의료사고 등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를 통한 피해구제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분만사고 피해자에게 1억7천만원(총 6건)이 보상됐다.

박국수 의료중재원장은 “향후에도 의료사고 감정과 의료분쟁 조정․중재 등에서 정부, 의료계, 학계, 소비자단체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통계항목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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