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메르스 백신, 안 만드나 못 만드나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는 이미 3년 전에 인간에게서 발견됐다. 그런데 아직까지 백신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미 3년이나 지난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과학자나 제약회사들은 변명할 게 없다”고 말한다. 미리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백신이 있었다면 이번 같은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 일정 부분 비밀스러운 대응 등으로 인해 그 정체를 서서히 드러낸 면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메르스가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것으로 동물에서 시작됐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아냈다.

이와 함께 메르스 바이러스의 분자 구조에 대해서도 파악을 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이 이제까지 안 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세계적인 제약업체들이 메르스 백신의 경제성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고 이제까지 메르스에 대한 대규모 연구 노력에 동의를 한 어느 국가도 없었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아드리안 힐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이후 메르스가 사라질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병이 사람 대 사람 사이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분명 한데 얼마나 기다려야 메르스 백신을 만드는 데 관련 업체들이 진지해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이제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한국과 미국, 중국, 영국 등 25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메르스를 진단하거나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하는 것이 늘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각되지 않은 채 국경선을 넘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재 그레펙스, 이노비오, 노바백스 등 소규모 생명공학기업들이 메르스 백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임상 전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같은 대형 제약회사들은 메르스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에볼라 백신 연구를 이끌었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감염 질환 전문가인 리플리 발로우는 “아직까지 메르스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메르스가 큰 문제가 된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억만장자이자 세계 보건을 위해 막대한 기부를 해오고 있는 빌 게이츠 같은 전문가들은 “메르스와 같은 신종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제약회사가 백신 개발 작업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좀 더 구조화된 과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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