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자가 원하는 ‘구름 같은 포옹’

배정원의 Sex in art(16)

제우스와 이오 – 여자를 쓰러뜨리는 구름같은 애무…

“저는 무서웠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그 남자가 나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돌진해 오는 것을 피하려고 달아났는데,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더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되어 버렸죠.집으로 가야 하는데… 그런 저를 향해 커다란 잿빛 구름이 다가 오더니 저의 허리를 휘감았어요. 마치 구름에 팔이라도 달린 것처럼 저의 온몸을 감싸 안고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섬세하게 어루만지기 시작했죠. 아!.. 저도 모르게 온 몸이 그를 향해 열리고, 제 뺨은 붉게 달아올랐죠. 온 몸의 감각세포가 그의 손길이 지나 가는 곳마다 일어나 손뼉을 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구름 속의 부드러운 입술이 제게 입 맞추는 순간 저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 순간 모든 것이 허락되었죠. 그 이후 모든 고생이 시작되었지만 만약 그가 또 같은 모습으로 제게 다가 온다면 저는 다시 온몸과 마음을 열어 버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림 속의 그녀가 입을 열어 말을 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잿빛 구름 같은 이에게 포옥 안긴 앳된 그녀는 구름 속 얼굴의 키스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돌리고 있지만, 그녀의 볼은 홍조로 물들고, 장미꽃 같은 입술은 이미 황홀함으로 반쯤 열려 있다. 그녀의 뽀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몸을 한없이 부드럽게 둘러 안고 있는 구름의 강건한 팔(?)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잡고는 그(?)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 벌써 절정에 오른 듯하다.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살짝 전율이 일 정도로 에로틱하고 관능적이었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나는 1년 반의 고생 끝에, 드디어 개관을 준비하고 있던 제주도의 성박물관(제주 건강과 성박물관)의 입장권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고심하고 있을 때였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것!’이라고 결정해 버릴 만큼 나는 그것에 빠져 버렸다. 나 역시 이 그림 속의 여인이 된 것처럼 마음은 설레고, 황홀함이 감정이입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여자가 원하는 포옹이고 애무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파르마라는 도시 태생의 화가 코레조 안토니오 알레그리(1490~1534)가 그린 ‘제우스와 이오’가 그림의 제목이다. 자신의 고향마을 이름에선 따온 코레조라 불렸던 이 화가는 풍요롭고 찬란하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지적인 우아함을 조화롭게 섞어 넣을 줄 알았던 화가였다. 부드러운 표현과 대담한 원근법을 사용한 코레조는 바로크 양식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쥬피터(제우스의 로마식 표현)의 사랑’이라는 연작의 일부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의 요청으로 그려진 그림이라 더욱 우아하며 아름답다.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이렇다.

제우스는 알다시피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그러나 그리스 신화 속 최고의 신이다. 그에겐 질투의 화신이라 할 정도의 아내(가정을 지키는 신이기도 하다) 헤라여신이 있지만, 모든 것에 완벽(?)할 신들의 왕인 제우스는 여인의 아름다움에 너무 민감해서 늘 통제력을 상실하곤 했다.

어쨌든 제우스는 강의 신의 딸인 이오에게 반해서 그녀를 쫓아 다녔으나, 어린 이오에게 그는 두려운 존재이기만 했다. 게다가 그 무서운 헤라여신의 질투와 복수가 바람둥이 남편보다 그에게 당한(?) 여인들에게 더 가혹하다는 소문이 이미 나 있는 터였다. 도망가는 이오를 잡기 위해 제우스는 어둠의 장막을 그녀 주변에 내리고, 자신은 구름으로 변해 이오에게 접근한다. 그는 이미 어떻게 하면 여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지 아는 선수 중의 선수라 구름처럼 감미롭고 부드럽고 섬세한 애무의 손길로 이오와 사랑을 나누는 데 성공한다.

한낮에 먹구름을 의심한 헤라의 갑작스런 등장에 혼비백산한 제우스는 비겁하게 이오를 암소로 만들어 피신시키려 하는데, 이를 눈치 챈 영리한 헤라는 아름다운 암소를 선물로 달라 간청해 손에 넣는다. 헤라는 그녀의 심복인, 눈이 온몸에 수백 개가 달린 아르고스에게 암소를 감시하라 하는데, 제우스의 명을 받은 잔머리의 대가 헤르메스가 아르고스를 마법의 피리소리로 재우고는 죽인 후 이오를 구해준다.

이를 알게 된 헤라여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수백 개의 눈을 떼어 헤라 여신의 공작새 꼬리에 달아준다. 헤라여신은 암소를 괴롭히기 위해 한 마리 등애를 붙여 보내고, 이를 피하기 위해 이오는 세상을 헤매어 다니다가 바다를 건너 이집트로 가기까지 고생을 한다. 이 고생을 안쓰러워 한 제우스는 헤라여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결국 이오를 사람으로 다시 변하게 해 에파포스를 낳는다.

참 대단한 제우스이고 헤라이다.

아무튼 제우스는 여인을 공략할 줄 알았다. 부드럽고, 뜨거우며, 섬세한 터치는 여자의 몸과 마음을 여는 열쇠인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성 반응은 같으면서 다르다. 임신이라는 막중하며 무거운 책임이 따라오는 섹스를 피하기 위해 여자들은 가능한한 섹스를 피하려고 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섹스의 프로포즈에 신중한 이유이다. 남자는 섹스 후 그냥 가면 그만이지만(요즘은 아닐지라도), 여자는 한번 섹스에 임신이 될 수도 있기에 섹스를 결정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 여자의 마음을 노골 노골하게 녹이는 것이 바로 구름 같은 애무이다. 남자는 성적인 욕구를 느끼고 시각적인 자극을 받아 발기가 되면 즉각적으로 섹스할 수 있지만, 여자의 흥분은 그렇게 즉각적이지 않다. 처음 얼마간은 20여분이나 애무를 해야 비로소 여자가 성적 흥분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여자는 성적 흥분을 느끼면 질 윤활작용이 일어나고, 그래야만 삽입이 어렵지 않게 되기 때문에 여자를 충분히 흥분시키는 것은 성행위 중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다.

여자들이 나이가 들면 섹스를 좋아하게 된다는 말도 결국 나이가 들면 남자들이 여자와의 성관계에서 오르가즘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애무가 얼마나 중요하고, 큰 효과를 내는지를 알게 되고 그렇게 하기 때문에 비롯되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이 많아진 남자들이 애무를 길게 정성껏 하게 되고, 그때서야 여자들은 섹스가 얼마나 좋은 감각과 행복을 주는 지를 알게 된다는 의미이다. 지난 섹스가 좋으면 오는 섹스를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남자들이 애무를 잘 하는 것은 파트너의 만족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섹스를 불러오는 능력이다.

나는 섹스리스 부부의 치료 과정에 ‘성감대 찾기, 마사지 해주기’ 숙제를 내주곤 하는데, 이의 목표는 예민한 성감대를 찾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기도 하다. 이 더듬기와 쓰다듬기는 손바닥을 평평하게 펴서는 상대의 몸에 닿게 하는 것과, 손가락 끝의 자극을 이용하기, 입으로 핥거나, 입으로 온몸을 천천히 훑는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법들을 자신의 파트너가 원하는 대로 개발할 수 있다.이 놀이 같은 숙제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성에 대해 좀 더 서로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기를 배울 뿐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만지면, 상대가 좋아 하는지를 알 수 있고, 이것은 결국 황홀한 극치감으로 파트너를 이끌어 가는 지름길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구름 같은 애무는 분명 아주 부드럽고, 따뜻하고, 섬세하고 다정하며, 촉촉하기까지 해서 온 몸의 모든 구석구석을 감싸 안아 주고, 쓰다듬고, 만지고, 입 맞춰 주는 것으로 여자들의 관능을 여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니… 열쇠를 드렸으니 자신의 보석상자를 잘 열어 보시기를…!!

글 : 배정원(성전문가,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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