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대한 사회 편견 어린이에 ‘평생 상처’

 

수입이 낮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범죄, 실직, 가난 등의 키워드와 평생 운명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빈곤문화’ 사회이론이 있다.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조건 때문에 이와 같은 생활방식을 택하거나 벗어나기 어려운 여건에 처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결손가정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이문화 집단으로 분류하는 사회적 편견이 있다. 이로 인해 가난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은 주류 문화에 적응하고 어울리기 어려운 숙명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문화 속에서는 가난이 아이들에게 평생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을 꿈꾸기 어려운 심리상태를 형성하게 된다. 암울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주장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성장해온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부분에 있어 취약해지기 쉽다. 사회적 지위가 낮다는 점을 명백하게 인식하게 되면 스트레스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며 ‘지위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또 자신이 속한 집단은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편견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을 할 때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정관념 위협’ 효과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이러한 사회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평화롭고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조차 가난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스로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일이나 공부를 하는 능력 역시 떨어지게 된다.

가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이들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다. 5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도 ‘가난한 사람’이라는 집단을 구분하는 표현을 사용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산층 아이들은 가난한 사람을 ‘더럽다’거나 ’상스럽다’는 표현으로 묘사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가난한 아이들은 빈곤한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감정을 묘사한다. 가난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는 연령에 이르면 가난한 아이들은 학교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형성하게 된다. 또 부유한 환경에서 상장한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반면, 가난한 아이들은 꿈을 이룰 가능성이 적다는 선입견을 형성하기도 한다.

‘고정관념 위협’ 효과에 대한 부담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과 친구가 되려는 성향도 보인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신을 안 좋은 시선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연구팀은 5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살만 되도 사회범주를 구분하고 고정관념을 형성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산층이 사라지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구조가 형성될수록 건강한 사회와 멀어지게 된다.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난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형성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주장이다. 이번 연구는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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