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유독 잘 생기는 사람 따로 있다

 

다른 신체기관은 신경을 쓰면서 유독 치아관리에만 소홀한 사람들이 있다. 구강상태가 나빠질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교적 치아관리를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들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걸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차례 이상은 충치로 고생하는 시기가 온다. 또 무작위로 사람들을 모집하면 4명 중 1명은 치료하지 않은 충치가 있을 정도로 치아관리에 무신경한 사람들이 많다.

‘구강 및 두개안면 연구원(NIDCR)’의 구강전염병학 담당자 브루즈 다이는 야후 헬스를 통해 “충치는 주로 어린 시절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성인들도 충치가 생기는 비율이 아이들과 유사할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든 충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치아건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의무적으로 어느 정도는 치아를 관리하게 된다.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최소 하루 2회 이상 이를 닦고 한번 닦을 때는 2분 정도 칫솔질을 해야 한다. 또 치실도 매일 사용해야 하고, 6개월에 한 번씩은 치과에 방문해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똑같이 치아관리를 해도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CDC의 보고에 따르면 인종에 따라서도 이와 같은 차이가 나타난다. 아프리카인은 치료되지 않은 충치를 가진 비율이 46%, 스페인계는 36%, 백인은 22%, 동양인은 17% 정도 된다.

다이 연구원에 따르면 구강건강은 생물학적 요인, 사회적 상황, 개인의 행동 등이 전부 영향을 미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치아의 법랑질이 방탄장치처럼 튼튼하게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타액성분, 원기 왕성한 면역시스템도 충치를 예방하는 타고난 비결이다.

반대로 구강질환이 생기기 쉬운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은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막는 다양한 형태의 타액 단백질이 부족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사회적 상황 역시 충치 개수의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미국치과협회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그룹은 충치를 치료하기 쉽지 않다. 일부 국가나 지역 사람들은 의료혜택 자체를 누리기 어렵기 때문에 구강관리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각 개인의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평소 흡연을 한다거나 당분 함량이 높은 식사를 즐겨하면 박테리아가 거주하기 좋은 구강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 코골이를 하는 사람도 충치가 생기기 쉽다. 호흡이 어려워 입을 벌리고 자면 입안이 건조해지는데 건조한 구강에는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쉽다. 이를 가는 습관 역시 법랑질의 손상을 가져와 충치가 잘 생기는 조건을 만든다.

치아는 빙산과 같다. 겉으로 드러난 충치 흔적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충치로 썩은 구멍이 보이고 통증까지 심하다면 속안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관리를 잘하면 치료하지 않은 충치가 더 이상 번지지 않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성실하게 치아관리를 하는 태도가 치아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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