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런 사람 아닌데… 잘못된 첫인상 만회법

 

첫인상은 뇌리에 깊이 박혀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형성한다. 한번 나쁜 인상을 주면 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호의를 베풀고 미안함이나 고마움을 표현해도 반감이나 적대적인 감정이 남아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나쁜 첫인상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이 첫인상으로 인한 편견을 지우고 새로운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제안했다.

연구팀은 200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분노를 일으킬만한 시나리오를 보여주었다. 프란치스코 웨스트라는 남성이 이웃집에 침입한 내용을 담은 시나리오다. 2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화면을 보여주며 실험참가자들이 상황을 이해하도록 했다. 각 장면에는 프란치스코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과 상황에 대한 설명이 첨부돼 있다. 가령 프란치스코가 이웃집 노트북 컴퓨터에 물을 뿌리고 도주한다는 상황이 묘사돼 있다.

이 이야기를 보고 난 실험참가자들은 프란치스코를 성질이 나쁜 사람으로 판단했다. 또 이처럼 한번 부정적인 편견을 형성하자 프란치스코에 대한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에게도 좋은 측면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거나 애꿎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줘도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 한 편에 남아있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에게 프란치스코가 기차에 치일 뻔했던 아기를 구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선행이 기존의 선입견을 없애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나쁜 평판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팀에 따르면 프란치스코를 나쁜 사람으로 평가하게 된 사건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게 된다.

연구팀은 프란치스코가 이웃집에 침범한 이유가 화재 때문이라는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집안에 갇힌 아이를 안고 불이 난 집을 탈출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러자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순식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즉 프란치스코의 선한 측면을 강조하는 새로운 정보들을 제시해도 그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바꿀 수 없지만 애초에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된 사건을 재조명하면 편견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서는 기억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돼야 부정적인 편견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프란치스코 사건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에게 8자리 숫자를 외우도록 했다. 그러자 기억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혼선을 빚으면서 프란치스코의 부정적인 편견이 사라지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인간의 기억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또 사람들에게 뿌리박힌 나쁜 편견을 지우기 위해서는 과거를 망각하도록 새로운 기억을 심어주는 것보다는 편견을 형성한 기존 사건을 뒤집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성격·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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