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만 닿아도 깜짝… 수면장애자 통증 민감

 

땀이 뻘뻘 나는 한여름이 아니라면 차가운 물로 샤워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불면증이 있다면 찬물을 더욱 싫어할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잠이 부족한 사람은 통증에 대한 내성이 떨어져 찬물을 더욱 차갑게 느낀다. 내한성(추위를 견디는 능력)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가 발표한 최신 논문에 따르면 불면증을 비롯한 수면장애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은 통증에 민감해진다. 최소 주 2회 이상 수면을 취하는데 문제가 있고 만성통증까지 있는 사람이라면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보르게 실베르센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성인 남녀 1만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불면증을 비롯한 수면장애가 있는지, 하루 평균 몇 시간 잠을 자는지, 잠이 드는 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질환, 만성통증은 없는지도 확인했다.

그리고 통증의 역치를 검사하는 ‘한냉혈압검사’를 진행했다. 이 검사는 통증의 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테스트 방법으로 차가운 온도에 손을 노출시켜 통증 수치를 측정한다.

실험참가자들은 얼음물이 든 욕조에 손을 담그고 106초간 견디는 실험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각 실험참가자들이 견딘 시간을 기준으로 통증 역치를 측정했다. 또 사전에 수집했던 실험참가자들의 정보와 실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우선 실험 결과에서는 참가자 중 32%만이 연구팀이 요구한 시간을 엄수했다. 106초간 얼음물 손 담그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만 추려 다시 통계를 내본 결과, 수면장애가 없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재빨리 손을 빼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수면장애의 정도가 심각하거나 횟수가 잦은 사람일수록 통증 감수성은 더욱 높았다.

주 2회 이상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는 사람들보다 낮은 통증 내성을 가질 확률이 52% 높았고, 매달 1차례 이상 불면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24% 더 높았다.

또 불면증과 만성통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은 둘 중 한 가지만 있는 사람들보다 통증에 대한 민감성이 2배 이상 높았다.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도 통증 내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수면과 통증 사이의 보다 밀접한 연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국제통증연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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